최근 제조 대기업 노사 협상장을 보면 분위기가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성과급을 둘러싼 요구가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 ‘얼마까지 가능한가’를 겨루는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서다. 실적이 좋아지면 더 나누자는 주장 자체는 낯설지 않지만, 최근에는 그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제시한 순이익 30% 성과급 요구는 그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치만 놓고 보면 수조원 규모다. 여기에 상여금 인상과 임금체계 개편까지 동시에 요구되면서 협상의 무게도 달라졌다. 현장에서는 “지금 기준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업황이 좋을 때 만들어진 기준이 그렇지 않은 시기에도 그대로 적용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에서는 성과급 산정 기준과 상한을 둘러싼 이견이 이어지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이익 연동 비율을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손봤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가 한 기업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의 합의가 다른 기업 협상의 출발점처럼 작용하면서 요구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는 흐름이 나타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기업에도 책임이 없다고 보긴 어렵다. 성과급 기준이 매년 달라지면서 불신이 쌓였고, 같은 실적에도 보상 차이가 발생하는 구조 탓에 논란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납득 가능한 기준’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분명 현실적인 배경이 있다.
다만 기준이 마련되기도 전에 수준부터 높아지는 흐름은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할 수 있다. 성과급이 반복적으로 확대되면 사실상 고정적인 비용처럼 작용할 수 있고, 이는 투자 여력이나 미래 사업 준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업황 변동이 큰 산업일수록 이같은 부담은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성과급 논쟁은 단순히 얼마를 더 받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나누고, 그 기준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기준 없이 경쟁하듯 높아진 요구는 결국 또 다른 갈등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숫자가 아니라, 상황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을 기준에 대한 합의다. 이번 기업들의 성과급 줄다리기가 향후 후폭풍 없는 모두의 승리로 결론 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