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지난 1년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금액이 3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증가분의 절반 가까이가 반도체 양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은 조선, 방산, 증권 업종에서 확대된 반면, 제약 및 바이오 업종에서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공시한 267개 상장사 보유지분율 변화(2024년 말 대비 2026년 4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조사 대상 기업에 대한 국민연금의 평균 보유 지분율은 7.33%에서 15개월새 7.50%로 0.17%포인트(p)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평가 금액은 129조1610억원에서 353조3618억원(4월 10일 종가 기준)으로 173.6%(224조2008억원) 급증했다.
평가액 급증을 이끈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율은 7.3%에서 7.8%로 0.5%p 증가에 그쳤지만 보유지분 가치는 23조572억원에서 94조7880억원으로 4배 이상 늘며 증가액만 71조7308억원에 달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분율은 7.6%에서 8.1%로 0.5%p 증가에 그쳤다. 그러나 평가액은 9조5583억원에서 58조9906억원으로 6배 이상 증가하며 49조4323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양사 보유 지분가치 증가액은 총 121조1631억으로, 국민연금 전체 증가액의 절반 이상인 54%를 차지했다. 이는 우리 국민이 국민연금에 낸 보험료 2년치(2024년 61조7392억원, 2025년 63조8803억원)를 합친 125조6195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국민연금 지분 가치 기준으로 증가율이 가장 큰 업종은 철강이다. 국민연금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철강사는 6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평균 보유 지분율은 7.0%에서 6.5%로 감소했지만 평가액이 4714억원에서 2조8350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다. 고려아연과 현대제철 등의 가치 상승이 큰 영향을 끼쳤다.
증권도 평가액이 크게 늘어난 업종이다. 지분 5% 이상 증권사는 5곳에서 6곳으로 1곳 많아졌다. 평균 보유 지분율은 9.4%로 동일했지만 평가액이 1조6048억원에서 7조707억원으로 3배 이상 커졌다. 다음은 조선·방산 업종의 지분 가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22곳에서 25곳으로 늘었다. 지분 가치도 9조4709억원에서 31조6666억원으로 2.3배 이상 증가했다.
동일 업종 내 증가를 이끈 주요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조427억원↑), 두산에너빌리티(4조1664억원↑), HD현대중공업(2조2901억원↑), 한화오션(1조7724억원↑), LIG넥스원(1조4882억원↑), 한화시스템(1조4077억원↑) 등이 있다. 다만, 지분을 기준으로 보면 업종별 흐름이 다소 달랐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이 지분율을 늘린 상장사는 162곳으로 전체의 60%를 넘었고, 줄인 기업은 105곳이었다.
평균 보유 지분율이 증가한 업종은 유통(8.8%→9.8%), 운송(7.4%→8.4%), 석유화학(7.1%→8.0%), 2차전지(6.0%→6.8%) 순이다. 반면 식음료는 9.1%에서 7.8%로 1.3%p 감소해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통신(7.9%→6.8%), 철강(7.0%→6.5%) 등도 지분율이 줄었다.
개별 종목으로 따지면 파라다이스의 지분율 증가폭이 가장 많았다. 2024년 말 1.5%에서 11.6%로 10.1%p 증가하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확대를 기록했다. 달바글로벌(7.5%)의 신규 편입을 비롯해 테스 7.0%p(3.0%→10.0%), 한국카본 6.8%p(3.8%→10.6%), 대주전자재료 6.5%p(3.5%→10.1%), 대덕전자 5.9%p(7.5%→13.4%), OCI홀딩스 5.5%p(7.8%→13.3%) 등의 지분율 확대가 두드러졌다.
서울보증보험(6.2%), LG CNS(5.7%), 삼성에피스홀딩스(5.7%) 등도 5% 이상 명단에 새로 포함됐다. 반면 지분율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은 농심이었다. 이 기간 11.2%에서 5.9%로 5.3%p 줄었다.
또 CJ제일제당 –5.1%p(12.5%→7.4%), 한세실업 –5.0%p(10.8%→5.8%), 한국단자공업 –4.6%p(10.6%→6.0%), STX엔진 –4.2%p(11.2%→7.0%), 한화엔진 –3.6%p(12.7%→9.1%), DL이앤씨 –3.1%p(11.2%→8.1%), LG생활건강 –3.0%p(9.0%→6.0%), 세아제강지주 –2.8%p(10.8%→8.0%) 등도 지분율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은 2024년 말 38곳에서 39곳으로 1곳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곳은 기존 두 자릿수 지분율을 유지했고, 19곳은 새롭게 10%를 넘어섰다. 이중 국민연금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대덕전자로, 7.5%에서 5.9%p 상승한 13.4%를 기록했다.
OCI홀딩스(7.8%→13.3%)를 제외하면 삼성증권(13.4%→13.3%), 신세계(10.4%→13.2%), 한국금융지주(10.5%→13.1%), CJ(12.4%→12.8%), LS(12.9%→12.7%), 한솔케미칼(10.0%→12.7%), 현대백화점(10.0%→12.7%), 코스메카코리아(12.6%→12.5%) 등은 일부 소폭의 하락 기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지분율을 늘리며 10% 이상을 유지했다.
현재 시점에서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은 6곳으로, 한솔케미칼(12.7%), 신한지주(9.2%), KB금융(8.9%), 포스코홀딩스(8.1%), 네이버(9.2%), 하나금융지주(8.7%)가 이에 해당한다. 금융지주가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한솔케미칼 지분율이 2.7%p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한편 5% 이상 지분을 보유하다 5% 미만으로 떨어진 기업은 38곳으로 집계됐다. HD현대미포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계열사 간 합병 이슈와 더불어 5% 이상 명단에서 제외됐다. 또 더존비즈온, SK아이테크놀로지, 화승인더스트리, 삼양홀딩스, 피엔에이치테크, PI첨단소재, 케이씨텍, 현대코퍼레이션, KCC글라스, 넥센타이어 등도 5% 미만으로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