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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워치] SK 최태원 회장, ‘창업 정신’ AI로 되살리다 …선대의 뜻 잇는 경영 실험

창립 73주년 맞아 창업세대 어록 AI로 복원…계열사 구성원과 공유
섬유·석유·ICT로 이어진 성장사 재구성…3000여건 음성 데이터 활용
“10년 내다보는 기업가 정신” 재소환…AI 기반 조직문화 확산 시도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1. “잿더미 밖에 안 남은 공장을 보고 다들 끝났다고 했어. 세상 사는데 쉬운 일이 있나? 경영도 늘 마찬가지였지. 하지만 기회 앞에서는 망설이지 않았어.” (최종건 SK그룹 창업회장)

#2. “위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기업가라면 늘 10년을 내다봐야 해. 우리 안에 있는 원칙과 기준, 그걸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 쓰는 거야”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창업세대의 경영 철학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해 구성원들과 공유하며 선대의 뜻을 되새기는 행보에 나섰다. 이는 단순한 창립 기념 행사를 뛰어 넘어, 위기 속에서 다시 꺼내든 ‘창업 정신의 기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어록과 경영 일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AI 영상이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 미디어월과 사내 방송을 통해 전 계열사에 공개됐다. 약 5분 분량의 이 영상은 창립 73주년을 맞아 제작됐다. 이날 영상은 SK 전 구성원이 시청할 수 있도록 공유됐다.

 

영상은 전쟁 이후 잿더미가 된 선경직물을 다시 일으켜 세운 창업 초기부터 섬유, 석유화학, 정보통신으로 이어지는 SK의 성장 과정을 따라갔다. 창업세대가 내렸던 선택과 결단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며, 구성의 초점을 단순한 연혁이 아닌 ‘경영의 순간’에 맞췄다. 

 

특히 최종건 창업회장이 위기 속에서도 과감한 결단으로 사업 기반을 확장해 나간 과정과 최종현 선대회장이 장기적 시각에서 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결정했던 장면은 SK그룹의 방향성을 제시한 핵심적인 순간으로 기록됐다. 당시에는 불확실성이 컸던 선택들이 이후 그룹의 성장 기반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현재 경영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는 게 SK 임직원의 평가다.

 

SK그룹은 이동통신 사업 인수를 계기로 ICT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이후 SK그룹이 반도체와 통신 등 핵심 사업으로 확장되는 출발점이 됐다. 이번 영상은 이러한 전략적 선택의 흐름을 창업세대의 시각에서 다시 조명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최 회장의 제안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세대의 경험과 철학을 기록으로 남기는 데서 나아가,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자는 취지다. 과거에는 재연이나 컴퓨터그래픽(CG) 중심의 콘텐츠가 활용됐지만, 이번 영상은 AI를 통해 음성과 영상 전반을 구현하는 등 첨단기술을 활용했다는 차별성을 뒀다.

 

제작 과정에서는 사사와 저서, 디지털로 복원된 음성 기록 등 내부 아카이브가 활용됐다. 특히 3000여건에 이르는 음성 데이터가 반영되면서 실제 발언에 가까운 표현과 흐름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 내부 기록을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콘텐츠 제작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영상 말미에는 최태원 회장의 창립기념 메시지도 담겼다. 최 회장은 그동안 창업세대의 정신을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으며, 이번 영상 역시 이러한 인식을 조직 전반에 공유하려는 연장선으로 읽힌다.

 

재계에서는 이번 시도를 단순한 기념 콘텐츠를 넘어, 조직문화와 내부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AI를 활용해 기업의 역사와 철학을 재구성하고 이를 구성원과 공유하는 방식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지적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실제 조직 변화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메시지 전달을 넘어 실행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역사를 현재의 의사결정 기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AI를 활용한 콘텐츠가 조직 내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별도의 과제”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창업과 석유, 이동통신, 반도체로 이어진 그룹의 성장 역사가 AI로 이어지는 시점”이라며 “창업세대의 유산인 ‘패기’와 ‘지성’이라는 초심과 메시지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 나침반이자 지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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