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국내 대기업집단의 오너와 직원간 보수 구조를 수치로 들여다보면 격차는 다소 줄었지만 체감하는 간극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보수 상승폭이 오너일가를 앞지르며 격차 축소 흐름이 나타났지만, 기업별 편차와 절대적 금액 차이는 뚜렷했다.
15일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총수가 있는 81개 기업집단 소속 460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오너일가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7억193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25억4413만원)보다 6.9% 늘어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 1인 평균 보수는 9110만원에서 1억120만원으로 11.1% 증가했다. 직원 평균 보수가 1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와 직원 간 보수 격차는 26.9배로 전년 27.9배보다 소폭 축소됐다.
다만 평균값 변화와 별개로 기업별 격차는 여전히 크게 벌어졌다. 두산, 효성, 이마트 등 3개 기업에서는 오너 보수가 직원 평균의 100배를 넘는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181억3000만원을 수령해 직원 평균 보수 대비 158.4배를 기록, 가장 큰 간극을 보였다. 다음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으로 115.5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114.4배 수준을 나타났다.
이외에도 영원무역, CJ제일제당, LS일렉트릭, 롯데쇼핑,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에서 70배 이상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기업은 성과급 비중이 높은 보상 구조를 유지하면서 보수 격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오너와 직원 간 임금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들도 보였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7.9배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유니드(5.1배), 대우건설(6.0배), DB하이텍(6.5배), 코오롱모빌리티그룹(6.7배) 등도 한 자릿수 격차를 유지했다. 이는 기업별 보상 정책과 사업 구조에 따라 보수 체계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방증이라는 게 CEO스코어 측 분석이다.
보수 변화의 방향 역시 일관되지는 않았다. 오너 보수가 증가하는 동시에 직원 보수가 감소한 기업은 10곳으로 나타났다. 삼양홀딩스는 오너 보수가 전년대비 64.9% 증가했지만 직원 평균 보수는 5.3% 감소한 사례로 집계됐다. 반대로 오너 보수를 줄이고 직원 보수를 늘린 기업은 34곳으로, 일부에서는 보상 구조 조정 흐름도 확인됐다.
고액 보수 사례도 이어졌다. 연간 보수 총액이 100억원 이상인 오너일가는 10명으로 집계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48억41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 박지원 두산 부회장, 정몽원 HL그룹 회장 등이 100억원 이상 보수를 기록했다.
수치만 보면 격차는 줄어드는 방향이지만, 보수 수준 자체와 기업 간 차이를 고려하면 구조적 간극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특히 성과급 중심 보상 체계와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가 결합될 경우 보수 격차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오너와 직원간 보수 격차 데이터는 단순한 보수 증가 여부를 넘어 기업 내부 보상 체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격차 축소 흐름이 이어질지, 아니면 다시 벌어질지는 향후 실적 흐름과 성과급 정책, 그리고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