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자산가들의 자산 운용 방식이 부동산 중심에서 금융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리 환경 변화와 자산시장 구조 재편이 맞물리면서 투자 대상과 방식이 동시에 변화하는 양상이다. 하나금융연구소는 15일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통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과 자산관리 전략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금융투자 비중 확대 흐름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10년 내 자산을 형성한 50대 이하 자산가를 ‘K-EMILLI(Korea Everywhere Millionaires)’로 정의했다. 이들은 평균 연령 51세로 수도권 거주 비중이 높지만, 30평형대 아파트 거주 비율이 적지 않고 회사원·공무원 비중도 30% 수준으로 나타나 외형상 생활 방식은 일반 중산층과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
다만 소득 구조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이들의 연평균 가구소득은 5억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근로소득 외 다양한 소득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학력 기반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 구조를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자산 축적의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해석된다는 것이 하나금융연구소의 설명이다.
자산 형성 과정에서는 금융투자의 역할이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했다. 종잣돈 마련 단계에서는 예·적금 등 저축성 상품 비중이 높았지만, 이후에는 주식 등 금융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K-EMILLI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저축성 자산 54%, 투자성 자산 46%로 기존 부자층보다 투자 비중이 높은 구조를 보였다.
한국부자들은 투자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분산 투자보다는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특정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강했고, 해외주식 비중 역시 기존 부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금·예술품 등 실물자산과 스타트업 투자 등 대체투자 활용도 확대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 같은 변화는 전체 자산가 집단의 포트폴리오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5년간 부자들의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은 63%에서 52%로 낮아진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35%에서 46%로 110%포인트 확대됐다. 자산 증식 수단으로 금융투자를 우선 고려하는 경향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같은 변화 배경에는 재테크 시장의 환경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과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주주환원 기조가 이어지며 금융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하나금융연구소는 분석했다. 자산가들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과정에서 투자 축이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향후 자산관리 전략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게 진단됐다. 조사 대상자의 39%는 금융자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반대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선호 금융상품도 예금에서 ETF 등 시장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됐다.
부의 이전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 자산가의 약 80%는 이미 승계 계획을 수립했으며, 증여와 상속을 병행하는 전략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특히 젊은 자산가일수록 부동산보다 현금과 주식 등 금융자산 중심의 이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자산가들의 사회적 활동과 자산 운용 간 연관성도 확인된다. 조사 대상자의 83%가 정기적인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 정보 교류와 자산 운용 측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성향을 보였다. ETF 투자 비중과 연금자산 보유 수준도 비참여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의 개념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K-EMILLI를 중심으로 부를 단순한 자산 규모가 아닌 ‘시간의 자율성’과 ‘사회적 책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확대되고 있고, 정기 기부 등 사회 환원 활동 참여도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산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투자 중심의 자산관리 방식이 확산되면서 향후 자산 가격 흐름과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동시에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에서 위험 관리의 중요성 역시 함께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