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가 27일 이사회를 열고 202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LG화학·디앤오(구 LG상사)의 CEO를 동시에 교체했다. 올해 인사는 기술 기반 경쟁력 강화와 세대교체를 본격화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변화는 LG전자 신임 CEO로 류재철 HS사업본부장이 선임된 것이다. 1989년 금성사 가전연구소 입사 후 기술 기반의 사업 역량을 갖춘 류 CEO는 최근 3년간 LG 생활가전의 글로벌 1위 지위를 공고히 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LG전자는 그의 리더십 아래 근본적 제품 경쟁력 강화와 B2B 확장 등 사업 체질 개선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S사업본부장 후임은 백승태 부사장이 맡는다.
LG화학은 첨단소재사업본부장 김동춘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1년 만에 최고경영자에 올라 빠른 승진 속도가 주목된다. 그는 첨단소재 사업 고수익화, 미래 성장사업 확보,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 확대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이며 그룹내 전략적 감각을 인정받았다. 신학철 부회장은 전지 소재 중심의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진 뒤 세대교체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난다.
디앤오(舊 LG상사) CEO에는 법무 전문가인 이재웅 부사장이 선임됐다.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에서 법무 책임자를 맡아온 그는 리스크 관리 능력과 조직 안정화 역량을 인정받아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번 인사에서는 B2B 사업 강화와 기술 중심 경영 가속화를 위해 주요 사장단 승진도 이어졌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LG전자 전장 부문을 이끄는 은석현 VS사업본부장과 냉난방공조를 담당하는 이재성 ES사업본부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은 이를 “전자부품·소재·전장·HVAC 등 핵심 B2B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G는 R&D와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의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했다. 올해 신규 임원의 4분의 1 이상이 기술 기반 인재였다. 최연소 승진자 3명(부사장·전무·상무)이 모두 AI 전문가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부사장),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전무),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사업담당(상무, 1986년생) 등이 대표적이다.
연령·성별 구분 없는 성과주의 원칙도 강화됐다.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가 여성 최초 그룹 CFO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980년대생 상무 3명이 새롭게 발탁됐다. 올해 최연소 임원은 1986년생 조헌혁 상무로, LG는 “여성과 젊은 리더 약진을 통해 조직 다양성과 속도감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편, 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 CNS 등 기술 기반 전자 계열사는 모두 기존 대표 체제를 유지했다. OLED 중심 구조 전환을 이끈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미래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성과를 낸 문혁수 LG이노텍 CEO(다만 사장 승진), AI·DX 사업 확장을 이끈 현신균 LG CNS CEO 등이 유임되며 기술전환과 체질개선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LG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적 변화와 연속성을 조화한 것”이라며 “ABC·R&D 강화, 글로벌 시장 대응력 제고, 젊은 리더 중심의 조직문화 혁신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