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2026년 대기업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일까? 한국CXO연구소는 19일 올 연말과 내년 초 단행되는 대기업 임원 인사 키워드의 특징을 ‘칠전팔기, 삼말사초, 삼별초, 외유내강, 연기금’ 등의 키워드로 함축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각각은 ▲70·80년대생 임원 전진 배치 ▲30대 말~40대 초반의 고속 승진 ▲30대 임원의 깜짝 발탁 ▲외부·외국인 인재 영입 확대 ▲연구·기술 인재 중용 강화 등을 의미한다.
■칠전팔기: 70년대생의 고위 임원 전진 배치와 80년대생 임원 기용 확대=2026년 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흐름은 ‘칠전팔기’로 요약된다. 이는 1970년대생이 사장·부사장 등 고위 임원으로 대거 전진 배치되고, 1980년대생의 첫 임원 기용이 더욱 확대된다는 의미다.
현재 100대 기업 임원의 약 70%는 1970년대생으로, 이미 재계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같은 구조적 흐름 속에서 올해 말·내년 초 인사에서 1970~1976년생 중 부사장·사장 등 고위 임원 승진자 명단에 대폭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올 3분기 보고서 기준 1970년대생 사장은 3명으로 파악됐다. 여기에는 용석우(1970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최원준(1970년) MX사업부 COO(최고운영책임자), 마우로 포르치니(1975년) CDO(최고디자인책임자)가 활약중이다. 여기에 320여 명이나 되는 부사장 중에서도 1970년대생 비중은 61% 수준이다. 이중 7%는 1975년 이후 출생자로 나타났다. 2026년 인사에서는 해당 비율이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이미 1970년대생 사장이 5명이나 배출했다. LG전자는 아직 70년대생 사장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첫 배출 여부도 주목해볼만한 이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앞서 회사에서 부사장급에서 70년대생 비중은 현재 20% 내외다. 2026년에는 30%대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업종 특성상 70년대생 비오너 출신의 사장급이 나오기엔 다소 이르지만,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는 3~6명 이상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올 3분기 보고서 기준으로 보면 현대차의 부사장 중 32%는 1970년대생이 활약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40%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마디로 2026년 임원 인사에서 고위 임원에 1970년대 초·중반생의 존재감이 더 공고해지는 동시에, 1980년대생 첫 임원 발탁도 대폭 늘어나는 흐름이 2026년 인사의 중요한 핵심 키워드로 꼽힌다.

■삼말사초:30대 말~40대 초반, ‘젊은 임원’의 급부상=‘삼말사초’는 30대 후반~40대 초반 젊은 인재의 임원 발탁이 확대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기준으로 1982년~1989년생이 여기에 해당된다. 현재 국내 100대 기업에서 해당 연령대 임원은 약 100명 활동 중이며, 2026년에는 앞서 젊은 세대 임원층이 한층 두터워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여러 연구에서 평균적으로 35~40세 사이가 창의성 역량에 있어 절정기로 평가받고 있다. AI·데이터·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삼말사초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인재를 임원으로 적극 중용하려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삼말사초 인재의 경우 조직 기여 기간이 10년 이상도 가능하고 차세대 CEO 후보군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매우 높아 기업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2026년 인사에서 어떤 기업이 삼말사초 젊은 인재를 얼마나 확보했는지도 기업의 미래 먹거리 싸움에서 중요해진 상황이다.
삼말사초 임원 중에서도 ‘삼별초’는 더욱 특별한 인재에 속한다. 삼별초는 30대에 임원(별) 반열에 오르는 초특급 인재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2025년 기준으로 보면 30대 임원이 될 수 있는 출생년도는 1986년생까지이며, 1986~1989년생이 잠재적 삼별초 후보군에 속한다.
삼성전자, 네이버, SK텔레콤 등에서도 이미 다수의 30대 임원을 꾸준히 배출한 바 있다. 2026년 인사에서도 30대 임원 발탁 현실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올해 37세가 된 ‘1988년생 올림픽둥이’ 임원 탄생 여부도 큰 관심사다. 최근 CJ그룹에서도 30대 임원만 5명이 등장해 세대교체 흐름을 가속화했다.
대표적인 삼별초 임원 중에는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도 있다. 1968년생인 노태문 사장은 지난 2007년에 30대 나이에 상무보로 승진하며 임원 대열에 처음 합류했고, 이후 20년 가까운 임원 경력을 쌓으며 현재는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노 사장의 경우 내년 3월 정기주총 이후 대표이사 선임 여부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외유내강: 외국인·외부 인재 영입 강화=‘외유내강’은 국적과 배경을 막론하고 기업 내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능한 외부·외국인 인재를 적극 영입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테크(AI·Tech) 기반의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유학파 출신 한국인 인재 ▲글로벌 기업 경력자 ▲우수 외국인 전문가 등을 임원으로 발탁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에서도 고크리스토퍼한승(고한승) 및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을 비롯해 다니엘 오·데이브 다스·데이빗 리·마크 리퍼트 부사장 등 여러 외국인·글로벌 출신 임원이 활약 중이다.
현대차에서도 글로벌 출신인 무뇨스 바르셀로 호세 안토니오 사장이 등기임원으로 활약하고 있고, 루크동커볼케·브라이언 라토프 사장 등 외국인 리더들도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 2026년 인사에서도 외유내강형 인재 영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기금: 연구·기술 중심 ‘금쪽 인재’ 확보전 치열=‘연기금’은 연구·기술 분야의 금쪽같은 인재, 즉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R&D·이공계 기반 우수 인재를 지칭한다. 인공지능(AI), 데이터, 바이오 등 첨단 산업 확대로 인해 국내 기업들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포항공대(POSTECH) 등과 같은 이공계 특성화 대학 출신 인재를 중심으로 ‘연기금 확보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중 임원이 가장 많은 삼성전자도 한국과학기술원과 포항공대 석박사 출신만 10%를 훌쩍 넘길 정도다. 2026년 인사에서도 R&D 전문가, 핵심 기술 리더, 산업별 최고 기술 인재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발탁과 승진을 포함해 2026년 대기업 임원 인사 폭은 이전해보다 감소하고,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전체적인 임원 자리도 줄어들 수 있다”면서도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여성 임원은 더 늘리고, 안전과 환경을 포함해 ESG 관련 임원 자리는 예전보다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