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큰 키는 단순한 신체적 특성을 넘어 경쟁력으로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아이의 성장에 대한 부모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이에 따라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성장호르몬 주사는 성장호르몬 분비가 결핍이나 터너증후군 등 특정 질환으로 인한 성장 장애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있으나 단순히 또래보다 작거나 성장호르몬 분비가 정상인 저신장 아이에 있어서의 효과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검증이 필요한 실정이다.

최근 저신장 아동의 주요 치료법인 성장호르몬(GH) 단독 요법에 한약(HM)을 병행하는 복합 요법(CHG)이 단독 요법(GHM)보다 임상적으로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연구진이 2022년 국제학술지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저신장 아동 455명을 대상으로 한 7건의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RCT)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약 병행 치료 그룹(CHG)이 성장 촉진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약과 병행한 대조군에서 성장 속도, 키 표준편차 점수, 성장호르몬의 말초조직 작용효과를 측정하는 주요 지표인 IGF-1, IGHBP-3 수치가 유의한 개선을 보였고 이는 한약이 성장호르몬의 작용을 더 효율적으로 돕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되었다. 한약과 병행한 대조군에서 부작용 발생빈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이는 한약이 성장호르몬 주사제의 효능을 높이는 동시에 부작용을 경감시키는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성장호르몬은 낮의 활동과 밤의 깊은 수면 시에 왕성하게 분비되지만 호르몬만으로 키 성장을 설명할 수는 없으며 호르몬이 잘 작용할 수 있는 신체 내부의 환경이 중요하다. 한약은 성장에 필수적인 숙면, 소화, 면역 등 전신 건강 상태를 개선하여 성장호르몬의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녹용은 성장인자인 IGF-1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대사 조절 능력 향상시켜 아이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 부족, 불규칙적인 식습관,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잦은 감염, 소아비만 등 성장에 방해되는 요인들을 개선하는 것이 성장 치료의 핵심이다. 한약은 개개인의 체질과 약해진 부분을 보강하여 성장에 최적화된 신체 환경을 만들어주므로, 꼼꼼하게 맞춤 처방이 가능한 한방 성장클리닉을 찾는 것이 좋다.

성장 치료는 단순히 키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는 치료가 아니라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도록 돕는 과정이다. 숙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 등 일상 생활에서의 건강한 습관을 바로 잡는 것이 모든 성장 치료의 가장 기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누리 한의원 잠실점 이진아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