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차그룹]](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1041/art_17602560414259_6c58c5.jpg?iqs=0.47082629851648117)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4일 취임 5주년을 맞는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수석부회장에서 그룹 수장(회장)으로 오른 뒤 5년간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 완성차 기업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같은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고율 관세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급부상 등은 그가 직면한 최대 도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에 회장에 올랐다. 이후 현대차그룹은 판매·이익·브랜드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2022년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폭스바겐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는 매출 175조 원, 영업이익 14조 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 8%를 돌파했다. 현대차그룹의 또다른 핵심축인 기아 역시 영업이익 12조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 회장의 리더십은 글로벌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창간 100주년을 맞아 정주영 창업주, 정몽구 명예회장과 함께 정의선 회장을 ‘자동차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선정했다. 이 매체는 “정 회장은 수직적 문화를 혁신하고, 글로벌 인재와 외국인 CEO를 영입해 조직의 유연성을 높였으며, 제네시스 브랜드와 상품 혁신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그의 경영 전략은 ‘전동화·소프트웨어·글로벌화’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내연기관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전기차(EV)와 수소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가속했다. 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양산하며 아이오닉5, EV6, GV60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정 회장은 로보틱스·도심항공모빌리티(AAM)·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고려대학교에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개관해 국내 첫 민간 주도 백신 연구개발 거점을 마련했다. 정 회장은 또 지속가능경영과 친환경 비전인 ‘2035 넷제로’를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정 회장이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미국이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본과 유럽(15%)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재계는 현대차그룹의 3분기 관세 부담이 약 2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동화 시장에서 비야디(BYD)·지리(Geely) 등 중국 기업이 급성장하며 경쟁 압박이 커진 점도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