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주가를 밀어 올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들의 자산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두 회사에서 보유 주식 평가액이 10억 원을 넘는 비오너 임원이 170명을 넘어서는 등 임원들의 자산 재편 현상이 뚜렷했다.
22일 기업분석기관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1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오너 임원 가운데 주식 평가액이 10억 원을 넘는 인원은 17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31명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단순한 숫자 확대를 넘어 임원 자산의 기준선 자체가 상향 이동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사는 두 회사 정기보고서에 포함된 등기 및 미등기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소유상황 보고서’를 기반으로 각 임원의 보유 주식 수에 21일 종가를 적용해 평가액을 산출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단기간에 나타난 주가 상승이 자리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0월 9만8800원에서 21일 21만9000원으로 120% 넘게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기간 51만 원에서 122만4000원으로 약 140% 올랐다. 보유 지분이 유지된 상태에서도 평가액이 크게 확대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에서 10억 원 이상 평가액을 기록한 임원은 113명, SK하이닉스는 60명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17명에서 100명 이상 늘어나며 증가 폭이 두드러졌고, SK하이닉스도 14명에서 4배 이상 확대됐다. 상위 자산 구간이 삼성전자 중심으로 형성되는 흐름도 확인된다.
개별 임원 기준으로는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이 약 215억 원으로 가장 높은 평가액을 기록했다. 박학규 사장도 130억 원대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에서는 곽노정 사장이 약 103억 원으로 처음 100억 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SK하이닉스 비오너 임원 가운데 최초 사례로, 주가 상승이 임원 자산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50억 원 이상 구간 역시 빠르게 확대됐다. 총 14명이 해당 구간에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11명이 삼성전자 임원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에서는 안현 사장과 차선용 사장이 80억 원대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60억~70억 원대 역시 삼성전자 임원이 다수를 차지하며 자산 분포의 중심축을 이뤘다.

오너가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이재용 회장은 약 21조 원 수준의 평가액을 기록했고, 홍라희 명예관장과 이서현 사장, 이부진 사장 등도 각각 조 단위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대규모 지분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차이가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SK하이닉스는 개인 오너 지분이 없는 구조로, 임원 중심의 자산 확대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동시에 최대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 가치는 올해 초 대비 약 80조 원 증가하며 간접적인 상승 효과를 나타냈다.
이번 변화는 단순한 시세 상승을 넘어 보상 체계와도 연결된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핵심 인력에 대한 장기 인센티브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가 상승이 곧 개인 자산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과거 일부 고위 임원에 국한됐던 주식 자산 상위 구간이 중간급 임원으로까지 확산되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이번 데이터는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가 단순한 주가 상승을 넘어 기업 내부의 보상 구조와 자산 분포까지 동시에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가 상승의 수혜가 임원층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기업 가치와 개인 자산이 보다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 10월만 해도 삼성전자에서는 50억 원대, SK하이닉스에서는 20억 원대의 주식평가액을 보인 임원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6개월이 지난 최근에는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각각 200억 원대와 100억 원대로 크게 높아졌다”며 “향후 2분기에는 두 회사에서 주식평가액이 10억 원을 넘는 임원 수가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