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았지만 광장은 이미 스트레칭을 하는 참가자들로 빼곡했다. 런닝화 끈을 조이고, 손목 밴드를 고쳐 차고, 출발 라인 쪽을 한 번씩 확인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옆 사람과 "몇 층까지 버텨볼 것 같냐"며 웃음 섞인 내기를 하는 팀도 있었다.
'스카이런'은 롯데월드타워 123층, 2917개 계단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이다. 2017년 첫 대회 이후 올해로 8회째를 맞았으며, 올해는 약 2200명이 참가했다. 올해는 해외 선수와 역대 수상자가 출전하는 엘리트 부문, 초등학생 이하 대상 키즈 부문이 새로 편성돼 참가 구성이 넓어졌다.
오전 9시30분, 엘리트 부문 출발 신호가 울렸다. 선수들은 일제히 계단 입구로 쏟아져 들어갔다. 수십 명이 동시에 계단을 밟는 소리가 건물 밖까지 울렸다. 광장에 남은 관계자들은 무전기로 층별 통과 정보를 공유하며 기록을 체크했다.
결과는 빠르게 나왔다. 남자부에서는 일본 국적의 와타나베 료지가 16분 8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1위를 차지했다. 여자부에서는 같은 일본 국적의 타테이시 유코가 21분 19초로 정상에 올랐다. 123층 결승선에 먼저 도착한 선수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말을 잇지 못하면서도 기록판을 확인하는 시선은 또렷했다.
일반 부문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스톱워치보다 완주 자체에 무게를 두는 참가자가 많았다. 50대 직장인 A씨는 "작년에 80층에서 포기했다. 올해는 끝까지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했다. 60대 부부는 손을 잡고 함께 출발선에 섰다.
참가자들은 중간 지점을 넘어서면서 말 대신 눈빛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모습이 부쩍 많아졌다. 짧은 휴식 후 다시 움직이는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간격이 벌어졌다. 상층부로 갈수록 속도는 속도는 더 느려졌지만, 발걸음을 멈추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날 참가자 구성은 다양했다. 20~30대 러너부터 60대 이상 고령 참가자, 해외에서 원정 출전한 마라토너까지 한 공간에서 같은 계단을 올랐다. 슈퍼히어로 복장을 입고 참가한 팀은 지나칠 때마다 주변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행사장 외부에는 스포츠 브랜드 체험 부스와 포토존이 마련됐다. 출발을 기다리는 참가자들은 부스를 둘러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대기했다. 줄은 오전 내내 줄지 않았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대회 참가비 전액은 어린이 재활 치료 지원 기금으로 전달된다. 수혜 기관은 넥슨재단 산하 어린이재활병원으로, 지난해 대회까지 누적 기부금은 약 3억원에 달한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행사에 참가한 한 참가자는 완주 후 123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며 "이 뷰 하나 보려고 올라온 것 같다"고 중얼거렸다. 기록지에는 각자 다른 숫자가 찍혔지만, 전망대를 메운 완주자들의 표정은 고르게 비슷했다. 이들의 얼굴엔 홀가분하고, 조금 뿌듯한 표정이 가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