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법원이 일부 불법파견을 인정하며 원심을 확정했다. 외주화된 공정이라도 원청의 실질적인 지휘·명령이 확인될 경우 파견관계로 볼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16일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포스코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223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포스코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 승소를 확정했다. 원료 하역, 선박 접안, 설비 정비 등 핵심 공정에 참여한 215명이 포스코 소속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지난 2011년 첫 소 제기 이후 10여 차례 확대된 장기 분쟁의 사실상 종착점이다.
법원은 계약 형식이 아닌 실질 지휘 관계를 기준으로 삼았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포스코가 작성한 작업표준서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고, 생산관리시스템(MES)과 사내 전자우편을 통해 작업 순서와 방법까지 구체적인 지시를 받아왔다. 주요 설비 역시 포스코가 보유·관리했다는 점에서 협력업체 독립성은 제한적이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다만 냉연제품 포장 업무 노동자들은 제외됐다. 작업량·속도 조절 재량이 인정돼 원청의 직접 지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년 초과 노동자 1명은 소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됐다. 포스코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승소 직원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른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관계자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포스코가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정규직 채용을 위해 노조와 직접 대화·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강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자회사 방식의 간접 고용을 선택할 가능성을 거론하지만, 노조는 "판결 취지에 반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추가 갈등이 예상된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MES 등 디지털 시스템을 통한 간접 지시도 실질적 지휘·명령으로 인정될 수 있음을 명확히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이번 달 초 협력사 직원 7,000여 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지만,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소송을 제기해 온 조합원들과 어떤 협의도 없는 일방적 추진"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포스코 판결이 자동차·조선·반도체 등 유사 구조의 제조업 전반에서 도급 계약 적법성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