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삼성물산이 글로벌 전력기술 기업 히타치 에너지와 협력 범위를 넓히며 유럽 전력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기차 확산과 산업 전동화, 데이터센터 증가 등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유럽에서 송전 인프라 사업 기회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3일 스위스 취리히 히타치 에너지 본사에서 유럽 전력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와 안드레아스 쉬렌베크 히타치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기존 초고압직류송전(HVDC) 중심 협력에서 초고압교류송전(HVAC) 분야까지 범위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양사는 직류와 교류를 아우르는 전력망 구축 역량을 기반으로 유럽 지역에서 공동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송전 인프라 사업 전반으로 협력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HVDC는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해 해저 케이블이나 국가 간 전력망 연결에 활용되는 기술이다. HVAC는 기존 전력망의 안정적 운영을 담당하는 방식이다. 이들 두 기술은 전력망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두 기술을 결합한 전력망 구축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히타치 에너지는 초고압 송전과 변압기, 전력전자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전세계 140여개국에 전력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삼성물산은 발전·송전·플랜트 분야에서 설계·조달·시공(EPC) 수행 경험을 축적해 온 만큼, 양사의 협력은 기술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결합하는 형태로 전개될 전망이다.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전력망 구조 개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풍력과 태양광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 공급의 변동성이 커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국가 간 전력망 연계와 송배전 효율 개선 필요성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030년까지 전력망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관련 인프라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는 지멘스 에너지, GE 버노바 등 주요 기업들이 대형 송전 프로젝트 수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히타치 에너지의 협력 확대가 기술과 시공 역량을 결합한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유럽 전력망 사업에 대한 공동 로드맵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발굴과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송전망 설계와 구축, 운영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협력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양사는 아랍에미리트(UAE) ADNOC의 해상 전력 공급 사업과 호주 ‘마리너스 링크’ HVDC 프로젝트 등에서 협력한 바 있다. 이러한 공동 수행 경험은 향후 유럽 시장 진출 과정에서도 참고 사례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에너지 전환 정책이 본격화된 유럽에서는 국가 간 전력망 연결과 해상풍력 연계 프로젝트가 확대되고 있어 관련 인프라 투자 수요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건설·에너지 기업 간 협력도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이병수 해외영업실장(부사장)은 "그간의 협력을 통해 증명된 양사의 협력 모델은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직류와 교류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국가 간 전력망 연결 등 고난도 프로젝트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히타치 에너지 니클라스 페르손 전력 솔루션 사업부 CEO는 "유럽은 에너지 전환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탄탄한 교류(AC) 전력망 인프라는 이러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삼성물산과의 이번 협력 확대는 전력망 현대와와 안정성 강화를 가속화하고, 재생에너지 통합을 가능하게 해 보다 촘촘하게 연결되고 에너지 안보가 강화된 유럽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