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을 이끈 7년은 위기 대응과 사업 구조 전환의 연속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충격 속에서 화물 중심 전략으로 수익 기반을 방어하고, 이후 여객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하며 실적 정상화 흐름을 이어왔다는 점에서다.
조 회장은 2019년 취임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던 대한항공을 맡았지만, 2020년 팬데믹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2조3523억원, 영업손실 566억원, 당기순손실 692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국제선 여객 수요 급감으로 기존 수익 구조가 흔들린 시기였다.
이에 조 회장은 여객 의존도를 낮추고 화물 사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물류 수요 증가를 활용한 이 대응은 실적 반등의 기반이 됐다. 대한항공은 2021년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2022년 1분기 매출 2조8052억원, 영업이익 7884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본격화했다.
이후에는 전략의 무게중심을 다시 이동시켰다. 팬데믹 기간 실적을 견인했던 화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에 맞춰 노선 정상화와 공급 조정에 나섰다. 그 결과 2023년 1분기 매출 3조1959억원, 2024년 1분기 3조8225억원으로 외형이 확대됐고, 영업이익도 3000억~4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는 외형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됐다. 팬데믹 국면에서는 화물로 대응하고, 회복기에는 여객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한 전략이 실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매출 4조5151억원, 영업이익 5169억원, 당기순이익 2427억원을 기록하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4.1%, 영업이익은 47.3%, 당기순이익은 25.6% 각각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여객과 화물이 모두 개선됐다. 여객 부문 매출은 2조6131억원으로 유럽·미주 노선 수요 회복과 환승 수요 증가가 반영됐고, 화물 부문 매출은 1조906억원으로 미주 중심 수요 강세와 장기 계약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유상승객 탑승률은 88.4%로 상승했다.
조 회장 체제의 또 다른 특징은 수익원 다변화다. 단거리 노선 공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장거리 노선에서는 운임 방어 전략을 병행했다. 이 같은 전략이 누적되며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매출 16조5019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환율과 고유가 등 부담 요인에도 불구하고 연간 영업이익 1조903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했다.
다만 향후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성은 비용 부담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분기 이후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 가격이 미국-이란 전쟁 이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상승한 가운데 2분기 매출은 3월 이전 발권 항공권 비중이 높아 운임 인상 효과가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3월 말 기준 선수금 부채는 연말 대비 9500억원 증가했다. 2분기 연결·별도 기준 적자 가능성이 제기되며, 고유가 지속을 반영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매출은 18조4700억원, 영업이익은 695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하나증권은 진단했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도 대한항공 조원태 체제가 풀어야할 주요 과제로 꼽힌다. 통합이 마무리될 경우 네트워크 확대와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되지만, 운수권 조정과 조직·브랜드 통합, 비용 관리 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항공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위기 대응 중심 경영이 실적 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통합 이후에도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유지할 수 있을지 향후 대한항공 경영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4일 조원태 회장 취임 7년을 맞는 대한항공의 2026년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