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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앞둔 대기업 ‘이사회 슬림화’ 속도…‘경영권 방어용’ 정관 변경

50개 그룹 상장사 269곳 3월 정기 주총 결과 분석
이사 수 2.6% 감소…사내이사 중심 구조조정 뚜렷
집중투표제·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앞두고 선제 대응
정관 변경·임기 조정 병행…지배구조 불확실성 관리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정부의 상법 1·2·3차 개정이 순차적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규모를 축소하고 정관을 정비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담은 2차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외부 주주 영향력 확대 가능성에 대비한 ‘방어적 슬림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기업분석기관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5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 가능한 269개사의 주총 결과, 올해 전체 이사 수는 1733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780명)대비 47명(2.6%) 감소한 수치다. 단순한 수치 감소를 넘어 이사회 구성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사내이사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사내이사는 843명에서 807명으로 4.3% 줄어든 반면, 사외이사는 937명에서 926명으로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사내이사 감소율이 사외이사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정관 변경 없이도 상대적으로 조정이 용이한 사내이사를 줄여 전체 이사 정원을 낮추려는 전략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사외이사 선임 기준과도 맞물린다. 통상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일정 비율 이상’으로 규정되기 때문에 전체 이사 수를 줄이면 사외이사 최소 선임 인원 역시 자연스럽게 감소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여지를 제한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게 리더스인텍스 측 설명이다.

 

그룹별로 보면 카카오가 가장 큰 폭의 감축을 단행했다. 10개 계열사에서 총 14명의 이사를 줄였다. 이중 사내이사가 8명으로 더 많았다. 롯데(-13명), 삼성(-9명), LS(-7명), 한화(-6명) 등 주요 그룹들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사외이사 수를 유지한 채 사내이사만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를 조정했다.

이사회 축소와 함께 정관 변경을 통한 대응도 병행됐다. 올해 주총에서 이사회 관련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 기업은 184곳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이사 수를 줄인 기업은 15곳에 그쳤다. 반면 상당수 대기업들은 사외이사 명칭을 ‘독립이사’로 변경하는 등 형식적 조정에 머문 것으로 조사됐다.

 

정관을 통해 이사 수를 조정한 사례는 효성그룹이 두드러졌다. 효성,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등 5개 계열사가 관련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가결됐다. LS, 한국앤컴퍼니, 한진, GS, 롯데, 셀트리온 등의 대기업도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사 임기 조정 역시 주요 대응 수단으로 활용됐다. 임기 변경 안건을 의결한 기업은 14곳에 달했다. 이중 한화가 7개 계열사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이어 효성, 롯데, 카카오 등도 일부 계열사에서 임기 조정을 추진하며 이사회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상법 개정 흐름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시행된 1차 개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경영진의 책임 범위가 넓어졌다. 오는 9월 시행 예정인 2차 개정은 소수주주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2027년 시행 예정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까지 더해지며 기업 지배구조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2차 개정안은 소수주주가 추천한 인사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대주주 중심의 기존 이사회 운영 방식에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로 돌아가는 기업 입장에서는 향후 ‘불편한 동거’를 사전에 완화하기 위해 이사회 규모 축소나 임기 조정 등을 통해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관리하려는 필요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게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같은 제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사회 규모 축소, 임기 조정, 정관 정비 등을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주주권 강화와 경영권 방어간 균형을 둘러싼 기업들의 전략 변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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