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전기차(EV) 수요 둔화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호조에 힘입어 2분기 이어 3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는 등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제외하고도 의미 있는 수익을 달성하며 실적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호(號)가 올해 3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은 13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6999억 원, 영업이익 6013억 원의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17.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34.1% 증가한 금액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22.2% 늘었다.
이번 분기 미국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는 36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제외할 경우 실제 영업이익은 2358억 원에 달한다. 2분기(14억 원)에 이어 2분기 연속 보조금 제외 기준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AMPC를 제외하면 9000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던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실적 회복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한 ESS 사업의 성장세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9월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로 EV 배터리 출하 물량은 감소했다. 하지만 북미 ESS 수요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이를 상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에서 리튬인산철(LFP) 기반 ESS 롱셀 양산을 본격화하며 현지 공급망을 강화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시장에서 유일하게 현지 ESS 생산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ESS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구조적 체질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고정비 절감을 위한 자원 재배치와 비용 효율화 작업도 지속했다. 원통형 및 파우치형 배터리 수요 회복과 IT 기기 신모델 출하 증가가 맞물리면서 소형 배터리 사업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북미 전기차 구매 보조금 종료 여파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를 조절하고 재고를 줄이는 가운데, EV 배터리 출하량의 급격한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면 ESS는 미국내 설치 시 30%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등에서의 생산 및 조달망 다변화를 통해 대응력 강화도 서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ESS 중심의 수익성 강화 전략을 지속 추진하면서, 고정비 부담 최소화와 설비 효율 극대화를 병행해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ESS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세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전기차 판매 둔화에도 ESS 생산 거점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이 경쟁사 대비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에도 보조금 제외 기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