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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철금속의 거목’ 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한국 제련산업 이끈 50년의 발자취
정도경영과 변화의 철학, 아들 최윤범 회장이 잇는다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한민국 비철금속 산업의 기틀을 세운 고려아연의 창립 주역, 고(故) 최창걸 명예회장이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자원 빈국이던 한국을 세계 제련산업의 중심으로 끌어올리며, 고려아연을 세계 1위 종합비철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그의 별세는 한 시대의 끝이지만, 동시에 ‘변화와 성실’의 철학이 새로운 50년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1941년 황해도 봉산 출신인 최 명예회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콜롬비아대 MBA를 마친 뒤, 1974년 부친 故 최기호 회장의 뜻을 이어 고려아연 창립에 참여했다. 그는 “매일 조금씩 발전하면 큰 개혁이 필요 없다”는 철학 아래 50여 년간 회사를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다.

 

온산제련소 건설 초기, 세계은행 산하 국제금융공사(IFC)의 자금 지원을 직접 성사시키며 7천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4,500만 달러에 완성한 일화는 업계의 전설로 남았다. 이후 기술연구소 설립, DRS(Direct Refining System) 도입, 호주 SMC 제련소 설립 등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했고, 연 5만 톤 수준이던 생산능력을 65만 톤으로 늘려 매출 12조 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공해산업이 아닌 친환경 자원순환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했다. 아연 잔재를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해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었고, 도시광산사업·폐배터리 재활용·희소금속 회수 등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고려아연은 세계적 ESG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그는 사람 중심의 경영을 중시했다. “기계보다 중요한 건 사람”이라는 신념 아래 임직원의 복지와 학습을 강조하며, 38년 무분규·102분기 연속 흑자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사회공헌에도 앞장서 임직원 급여 1%를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운동을 제안했고, 2013년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다.

 

그의 철학은 아들 최윤범 회장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취임한 최 회장은 부친의 신념을 계승해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세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현재 ▲그린수소·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중심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을 추진하며, 세계 공급망 재편 속에서도 중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전 최 명예회장은 “혁신은 늦은 것이다. 매일의 변화가 곧 혁신”이라 강조했다. 그의 도전정신과 정도경영, 사람 중심의 철학은 고려아연의 DNA로 남아 있다. 장례는 7일부터 10일까지 회사장으로 엄수되며, 영결식은 10일 오전 8시 서울아산병원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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