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가 더워지며 집안일이 늘어나는 여름철,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주부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음식 준비와 청소 등 반복적이고 강도 높은 팔 사용이 지속되면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는 대부분 ‘테니스엘보’를 의심해볼 수 있다.
테니스엘보는 전문 용어로 외측 상과염이라 불리는 질환이다. 팔꿈치 바깥쪽 돌출 부위에 있는 힘줄이 반복적인 사용으로 미세하게 손상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상태다.
주로 테니스 선수들에게서 발생해 붙여진 명칭이지만, 실제로는 라켓을 잡지 않는 일반인에게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특히 요리, 청소, 빨래 등 손과 팔을 반복적으로 쓰는 집안일을 오랜 시간 수행하는 주부에게서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대표적인 증상은 손목을 젖히거나 물건을 들었을 때 팔꿈치 바깥쪽에서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젓가락질이나 머리 감기 등 일상적인 행동조차 어려워지고, 팔꿈치를 굽히거나 펴는 간단한 동작에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증상이 심해지면 팔을 들어 올리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게 된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단순 근육통이나 피로 누적으로 착각하고 파스나 찜질로 넘기며 방치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테니스엘보는 조기 치료를 놓치면 팔꿈치뿐 아니라 어깨, 손목 등 인접 관절에도 부담을 주게 되고, 치료 후에도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진단은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가능하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라면 체외충격파 치료, 프롤로 주사치료, DNA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체외충격파 치료는 손상된 힘줄 부위에 충격파를 가해 조직의 회복을 촉진시키고, 혈류를 개선해 통증 완화 및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이 치료는 마취나 절개가 필요 없고,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치료만큼 중요한 것은 팔꿈치 사용 습관의 개선이다. 집안일이나 운동 등 팔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활동 이후에는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휴식을 취해줘야 하며, 평소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건을 짜는 동작, 무거운 물건 들기, 손목 꺾기 등의 동작은 가급적 피하거나 보조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은 활동량이 늘어나는 시기인 만큼, 팔을 자주 사용하는 주부나 직장인, 운동을 즐기는 이들 모두 팔꿈치 통증에 더욱 민감할 필요가 있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팔 움직임에 불편함이 동반된다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동대문구 고려척척통증의학과 백성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