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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A 30년 신화를 읽다”…‘통신 고속도로’ 넘어 ‘AI 고속도로’로 진화

1996년 상용화로 디지털 이동통신 시대 개막…ICT 도약 출발점
민관 협력·기술 선택이 만든 기적…산업·수출 성장 견인
3G·LTE·5G로 확장된 생태계…콘텐츠·플랫폼 혁명 촉발
다음 30년은 AI 인프라 경쟁…네트워크, ‘지능형 기반’으로 진화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일반 유선전화와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감도가 깨끗하네요.”

1996년 1월, 세계 최초 CDMA 이동통신 가입자가 남긴 이 한마디는 대한민국 정보통신 산업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같은 해 4월 한국이동통신이 CDMA 상용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한국은 디지털 이동통신을 세계 최초로 실현한 국가로 기록됐다.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전국망이 구축되며 이동통신은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민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CDMA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2세대 이동통신 핵심 기술이다. 당시 세계 시장은 TDMA 방식이 주류였지만, 한국은 상용화 경험이 없던 CDMA라는 ‘미지의 기술’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기술 자립과 산업 성장의 전환점이 됐다. 정부는 CDMA 단일 표준을 선언하고 한국이동통신, ETRI,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민관 공동 개발에 나섰다. 이후 1994년 선경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SK텔레콤으로 재탄생했다.

 

국내 통신은 경쟁 체제 도입과 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CDMA 상용화가 속도를 냈다. 이 성과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CDMA 상용화는 2024년 IEEE 마일스톤으로 등재되며 글로벌 ICT 역사에 남는 혁신으로 평가됐다. 트랜지스터, 인터넷과 같은 기술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경제적 파급효과 역시 컸다. CDMA 기반 이동통신 산업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연평균 37% 성장하며 누적 생산 42조 원을 기록했다.  인력 고용도 142만명에 달하는 등 고용 유발 효과도 매우 컸다. 통신 인프라는 반도체, 단말기, 콘텐츠 산업 성장의 기반이 됏다. 급기야 ICT는 국가 경제의 핵심 엔진으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정보통신 산업의 GDP 비중은 1996년 2.2%에서 2025년 13.1%로 확대됐다. IT 수출은 6배 이상 증가했다. 이후 통신은 세대 진화를 거치며 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시켰다. 3G 시대에는 모바일 데이터와 콘텐츠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4G LTE는 스마트폰과 플랫폼 경제의 폭발적 확산을 이끌었다. 2019년 시작된 5G는 통신을 산업 인프라로 확장시키며 스마트팩토리, 자율화 물류, 클라우드 AI 기반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통신은 단순한 연결 기술을 넘어 경제와 산업 구조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역시 고도화된 네트워크 환경이 뒷받침한 결과라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쏟아졌다. 이제 통신 산업은 또 한번의 전환점을 맞고 있다. 과거 ‘사람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였다면, 앞으로는 데이터와 AI를 실어 나르는 ‘AI 고속도로’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 전문가들은 "초고속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AI 모델이 결합된 인프라는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또 CDMA 상용화가 그랬듯, AI 인프라 구축 역시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망은 더 이상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니라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는 지능형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조·물류·의료 등 전 산업의 혁신 속도를 좌우하는 기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SKT 관계자는 "30년 전 ‘가보지 않은 길’이었던 CDMA 선택이 오늘의 ICT 강국을 만들었다면, 앞으로의 30년은 AI 인프라 구축이 새로운 도약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