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서연옥 기자]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 10년 4개월 만에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유통업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 2015년 8월 개점 이후 2020년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연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데 이어, 이번에는 가장 빠르게 ‘2조 백화점’ 반열에 올랐다. 특히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지역에서 연매출 2조를 달성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백화점은 28일 기준 판교점 누적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매출 1조7,300억원 대비 약 16% 성장한 금액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국내 백화점 평균 매출 신장률이 2%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판교점의 성장세는 단연 돋보인다.
이 같은 성과는 국내 최고 수준의 럭셔리 MD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명품 쇼핑 메카’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판교점은 개점 이후 루이비통을 시작으로 까르띠에, 티파니, 불가리, 피아제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잇달아 유치했다. 이후에도 에르메스, 그라프, 디올, 롤렉스, 고야드 등 최상위 명품 브랜드를 경기권 최초로 선보이며 현재 96개의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럭셔리 시계·주얼리 매출은 전년 대비 51.4% 증가해 전점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접근성과 상권 확장성도 판교점의 고속 성장을 뒷받침했다. IT기업이 밀집한 판교 지역 특성상 젊은 고소득층 유입이 활발한 데다, 신분당선과 주요 간선도로를 통한 수도권 전역 접근성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실제 판교점 VIP 고객 중 2030 비중은 올해 32.5%로 늘었다. 10km 이상 떨어진 광역 상권 고객 매출 비중은 55.6%에 달한다.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가운데 원거리 고객 비중은 78.2%다. 서울 강남권과 수도권 전반에서 ‘원정 쇼핑’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셈이다.
판교점의 또 다른 경쟁력은 체험 중심 콘텐츠다. 개점 초기부터 ‘경험을 팔아라’를 콘셉트로 쇼핑 중심의 백화점 공식을 탈피했다. 국내 백화점 유일의 ‘현대어린이책미술관(MOKA)’은 10년간 100만명 이상이 방문한 대표적인 킬러 콘텐츠로, 가족 단위 고객을 끌어들이는 록인 효과를 창출했다.
축구장 2배 규모의 초대형 식품관 역시 판교점의 상징이다. 120여개 국내외 미식 브랜드를 한데 모은 이 공간은 백화점 식품관 경쟁을 촉발한 효시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성공 사례는 더현대 서울 기획에도 반영돼, 차세대 백화점 공간 패러다임을 여는 출발점이 됐다.
현대백화점은 앞으로 판교점을 국내 럭셔리 리테일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명품 브랜드 추가 유치와 공간 리뉴얼, 최상위 VIP 라운지 신설 등을 추진한다 또 제3판교 테크노밸리 개발과 교통 인프라 확충에 따른 상권 확대 효과도 적극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은 “판교점의 2조원 돌파는 오프라인 유통이 ‘상품’에서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며 “앞으로도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해 국내 럭셔리 리테일의 기준을 계속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