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고 낮에는 아직 더운 환절기에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난다.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커지면서 근육과 관절이 쉽게 긴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 동안 실내 냉방으로 인해 굳어진 어깨가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활동량이 늘어나면 근골격계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어깨는 인체에서 가장 복잡한 관절 중 하나로, 근육과 인대, 관절낭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단순 피로가 아니라 특정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어깨병변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44만여 명에 달했다. 이중 60대(27.8%)와 50대(27.2%)가 전체의 55%를 차지해 중장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으로는 오십견(동결견)과 회전근개파열이 있다. 오십견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두꺼워지고 유착되면서 관절 움직임이 제한되는 질환이다. 흔히 50세 전후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와 생활습관으로 30~40대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돌릴 때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며, 일상적인 동작조차 불편해진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안정시키는 힘줄이 퇴행성 변화나 외상으로 손상되면서 발생한다. 주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된 어깨 사용으로 나타난다. 또 특정 동작에서 ‘뚝’ 하는 소리가 나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에 방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고령층에서 흔하지만, 최근에는 스포츠 활동이 많은 중장년층에서도 발생 빈도가 늘고 있다.
문제는 두 질환이 통증 양상이 유사해 환자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치료 방법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는 속설을 믿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거나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일부 오십견은 수년 뒤 자연 회복되기도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어깨 기능이 제한돼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권장된다.
진단을 위해서는 X-ray를 통해 뼈 상태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MRI 검사를 통해 힘줄 손상 여부를 평가한다. 필요 시 근전도 검사를 통해 신경 손상 가능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정확히 병명을 규명해야만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치료는 손상의 정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파열이 크거나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특히 회전근개파열은 조기에 봉합 수술을 시행해야 예후가 좋은 경우가 많아, ‘참으면 낫는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환절기에는 기온 차가 크므로 어깨를 갑자기 무리하게 쓰지 말고, 운동 전후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이완시켜야 한다. 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어깨가 아닌 하체 근육을 활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어깨 통증은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를 통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정형외과 조형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