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현대인들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거북목증후군’이다. 고개를 앞으로 길게 내민 자세가 마치 거북이가 목을 뺀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증후군은 단순한 자세 문제로 보기 쉽지만, 방치할 경우 ‘목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거북목증후군은 턱이 앞으로 나오고, 목이 어깨보다 앞쪽으로 돌출된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하는 데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목뼈의 정상적인 곡선(C자형)이 무너지게 되고, 근육과 인대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진다. 주된 증상으로는 뒷목과 어깨의 뻐근함, 두통, 피로감 등이 있으며, 아침에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목 주변이 항상 무겁고 당기는 느낌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거북목증후군이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서 더 심각한 질환인 ‘경추 추간판 탈출증’, 즉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목디스크는 경추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가 탈출하면서 인접한 신경을 압박해 통증과 저림을 유발한다. 목과 어깨에서 시작된 통증이 팔, 손가락까지 이어지며 감각 이상이나 근력 저하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거북목증후군과 초기에는 유사해 오인되기 쉬우나, 디스크로 진행될 경우 신경 마비 등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거북목증후군은 조기에 인지하고 치료한다면 비교적 쉽게 개선이 가능하다. 초기 단계에서는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만으로도 목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졌다면 주사치료나 도수치료 같은 비수술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그중 도수치료는 전문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척추와 관절의 정렬을 교정하는 수기 치료 방식이다. 척추의 구조를 바로잡고 주변 신경의 흐름을 개선해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마취나 절개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출혈에 대한 부담이 적고, 치료 시간이 짧아 일상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비수술 치료와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고개를 과도하게 숙이거나, 컴퓨터 앞에서 목을 앞으로 내미는 자세는 목뼈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이로 인해 목뼈의 정렬이 점점 틀어지고, 결국 거북목 상태로 굳어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틈틈이 자리를 벗어나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목 주변 근육의 유연성을 유지하면 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장기적으로 거북목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서울 가양메트로정형외과 조상혁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