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윤활유·액침냉각 전문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하고, 유상증자와 영구채 발행 등 총 8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또 대대적인 사업·재무구조 재편도 진행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를 통해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에 최적화된 ‘토털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SK이노베이션은 SK온, SK엔무브와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안을 의결했다.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한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으로 배터리와 윤활유, 액침냉각 등 전기화 핵심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번 합병으로 SK온은 올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000억원 규모의 재무개선 효과를 즉각적으로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오는 2030년까지 추가 EBITDA 2000억원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양사의 기술과 사업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단계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 배터리와 윤활유·냉각 솔루션의 고객군 공유 △제품 교차판매 △액침냉각과 배터리 패키지화 등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합병 시너지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SK온은 2030년까지 EBITDA 10조 원 이상 창출과 부채비율 100% 미만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재무구조 강화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총 8조원의 자본 확충 계획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제3자 유상증자로 2조원, 영구채 발행으로 70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또 SK온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도 각각 2조원,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별도로 연내 3조원 가량의 추가 자본 확보에도 나설 예정이다.

SK㈜는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중 4000억원을 직접 출자하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이 참여한 1조6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에 대해서는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SK㈜는 SK온과 SKIET 증자분에 대해서도 PRS 계약을 맺어 재원 유출 최소화와 투자 효율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이노베이션은 재무적 투자자(FI)가 보유한 SK온 전환우선주 전량(3조5880억원)과 SK엔무브 주식 1200만주를 매입, 자회사 지배력을 강화했다. 비핵심 자산 매각과 유동화를 통해 차입금 1조5000억원 이상을 감축하는 방안도 병행, 올해 순차입금을 9조5000억원 이상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사업과 재무 양축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으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고, 오는 2030년 EBITDA 20조 원 및 순차입금 20조원 미만 달성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