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731/art_17538491683748_68c8c6.jpg?iqs=0.735868201491687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설정한 상호관세 25% 발효 시한(월 1일)을 이틀 앞두고 협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 2시간 가량 협의를 진행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 막바지 총력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워싱턴행 비행기를 탔다. 대기업 총수 자격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이어 두 번째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총수는 아니지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도 대미 관세 협상 우회 지원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 정부의 대미 관세 협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미국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이날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다. 앞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지난 28일 한국이 제안한 조선 산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고, 29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현지에 도착했다. 이 회장은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 투자 확대와 AI 반도체 기술 협력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정의선 회장의 워싱턴행 합류는 대미 관세 협상에 상당한 무게감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정의선 회장이 직접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 미국 조지아주 차량 생산 확대와 루이지애나주 철강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가 기업들로부터 약속받은 ‘1000억 달러+α’ 규모의 대미 투자와 관련, 현대차그룹의 기여도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사실상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도 사운이 걸린 사안이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는 미국에서 25%의 관세를 적용받는 반면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협상을 통해 이를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대차·기아는 주요 경쟁국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불리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
앞서 정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 14일 만찬 회동을 갖고 대미 투자 및 글로벌 통상 현안, 연구개발(R&D) 투자와 미래 산업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재계는 정 회장이 대규모 현지 투자 계획과 글로벌 완성차그룹의 위상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미국 관세 인하의 최대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는 만큼 정 회장의 미국행은 사실상 그룹의 사활이 걸린 행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