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대한민국 주식부호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주식부호 No.3였던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금융) 회장이 올들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밀어내고 2인자로 등극했다. 조정호 회장은 급기야 대한민국 '1등 부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정중호 회장과 이재용 회장간 주식재산 격차는 현재 1조원대까지 좁혀졌다. 주가 변동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1,2위 자리가 바뀔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금융) 최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이 이달 20일 기준 12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금융 종목의 보통주 1주당 주가가 12만원을 넘어서면서 조정호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처음으로 12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조정호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작년 초만 해도 국내 주식부호 1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주식가치의 40%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20일 기준으로 이 회장을 91% 수준까지 따라잡았다. 또 최근 1년새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은 6조 넘게 불어난 반면 이재용 회장은 1조6000억원 넘게 감소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금융 지분을 2023년 4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9774만7034주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지분을 보유한 조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작년 초 5조7475억 원으로 5조원대 수준으로 평가됐다.
이후 작년 1월 23일에는 6조505억원으로 6조원대에 진입했고, 같은해 2월 2일과 2월 23일에는 각각 7조84억 원, 8조739억원으로 각각 7조원대, 8조원대 주식부호 명단에 연달아 이름을 올렸다.
조정호 회장은 또 6개월 뒤인 작년 8월 20일 9조416억원으로 주식재산이 9조원대로 높아지더니 같은 해 10월 14일에는 10조1363억원으로 10조원대 부자 반열에 합류했다. 조정회 장의 주식부자 행보는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올해 2월 4일에는 11조452억원으로 11조원대에 진입했고, 이달 20일에는 12조228억원으로 처음으로 12조원대 주식부자로 탈바꿈했다.
조정호 회장의 주식가치가 12조원을 넘어선 배경에는 메리츠금융의 주가 상승이 주효했다. 작년 연초 때만 해도 메리츠금융은 보통주 1주당 주가(종가)가 5만8800원으로 5만원대 후반대였다. 하지만 같은해 1월 16일(6만1100원)→2월 1일(7만원)→2월 23일(8만2600원)→8월 19일(9만1000원)으로 보통주 한 주당 주식가치 앞자리가 달라졌다.
작년 10월 10일에는 보통주 1주당 주가가 처음으로 10만원을 찍었다. 올해 1월 22일에는 11만원대를, 이달 20일에는 12만3000원을 찍으며 처음으로 주당 가격이 12만원대로 올라섰다. 조정호 회장의 주식가치도 덩달아 12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20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주식부자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유지했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는 13조1848억원 수준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0조4366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정호 회장의 거침없는 주식재산 증가세다.
작년 초만 해도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을 100으로 봤을 때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 비중은 38.7 수준에 불과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이재용 회장과 조정호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었다. 말 그대로 초격차 수준이다.
하지만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이재용 회장과 조정호 회장간 주식재산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더니 급기야 이달 20일에는 100대 91.2까지 근접했다. 이재용 회장과 조정호 회장의 주식평가액 격차는 8.8%로 불과 1년새 한 자릿수 비율까지 추격한 셈이다.
이재용 회장은 불안한 1위 자리를 지키며 쫓기는 신세가 됐고, 조정호 회장은 빠른 속도로 1위 자리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이달 20일 기준 이재용 회장의 주식가치는 13조 1848억원 수준이다. 이재용 회장의 주식재산이 조정호 회장보다 1조1000억원 가량 많다.
이런 가운데 관전 포인트는 조정호 회장이 보유한 메리츠금융지주 종목과 함께 이재용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곳의 향후 주가 흐름이다. 이재용 회장이 쥐고 있는 핵심 3개 주식 종목과 조 회장의 메리츠금융지주의 주가 향방에 따라 이재용 회장과 조정호 회장의 주식평가액 순위 역전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별도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이달 20일 기준 주식가치는 10조4366억원으로 ‘10조 클럽’에는 이름을 올렸다. 다만 조정호 회장의 주식재산 가치를 100이라고 하면 서정진 회장은 86.8 수준이다.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주식부호 2위였고 조정호 회장은 3위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국내 주식부자 2,3위 자리가 바뀌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국내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이재용 회장은 1위를 지키기 위해 방어에 치중하고 있는데 비해 조정호 회장은 파죽지세로 공격하는 형국이 강하다”며 “이재용·조정호 회장의 주식가치 간극이 향후 5% 내로 더 좁혀질 경우 국내 주식부호 1위 자리가 뒤바꿔질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