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국내 주요 45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이 올해 1분기에만 10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승 흐름은 2월을 기점으로 꺾였다. 1월 초 대비 2월 말까지 40% 가까이 급증했던 그룹 총수 주식가치는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들어 급락하며, 최근 한달새(2월 말~3월 말) 20% 넘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 개인별 희비도 엇갈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분기에만 주식재산이 5조 원 넘게 늘며 미소를 지었지만,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1조 원 이상 감소해 표정이 어두워졌다. 증감률 기준으로도 온도차는 뚜렷했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최근 3개월 만에 주식재산이 78% 정도 증가했으나,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은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3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総帥) 4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2026년 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1분기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에서 이같은 결과나 나왔다.
조사 결과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주식재산 규모가 1000억 원 넘는 그룹 총수는 4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45개 그룹 총수의 올해 1월 초 합산 주식평가액은 93조 2221억 원 수준이었다. 이후 2월 말에는 130조 650억 원으로 높아졌다. 두 달새 36조 8429억 원(39.5%↑) 넘게 증가한 셈이다.
그러다 2월 말 대비 3월 말 사이 최근 한 달간은 26조 5105억 원(20.4%↓) 이상 쪼그라들며, 45명 그룹 총수의 3월 말 주식재산 규모는 103조 5545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시장이 거침없이 오르고 있을 때 중동 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중동 전쟁 여파로 그룹 총수들의 주식재산은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올 1월 초 대비 3월 말 기준 1분기에만 10조 3324억 원 정도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올 1분기 45개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 증가율만 11.1%로 10%를 상회했다.
특히 그룹 총수 45명 중 34명(75.6%)은 올해 1월 초 대비 주식재산 상승 대열에 합류했으나 11명(24.4%)은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주식평가액을 늘린 34명은 올 1분기에 13조 원 넘게 주식가치가 올랐고, 11명은 3조 원 이상 내려앉았다.
◆주식재산 증가율, OCI 이우현 78% 넘어 1위…증가액 1위 이재용=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재산이 올해 1분기 동안 극명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률 기준에서는 OCI 이우현 회장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반면 감소 규모에서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가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겪으며 오너 주식부자 지형이 크게 요동쳤다. 특히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된 2월 말 이후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총수별 자산 흐름에도 뚜렷한 온도차가 드러났다.
이우현 OCI 회장은 올해 1월 초 약 1413억 원 수준이던 주식평가액이 3월 말 2515억 원을 넘어서며 78% 상승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2월 말 기준 2035억 원으로 44.1% 상승한 데 이어, 이후 한 달 동안에도 23.6% 추가 상승하는 등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다.

DN 김상헌 회장 역시 1월 초 4616억 원에서 3월 말 7463억 원으로 61.7%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특히 2월 말 대비 3월 말 증가율이 40.3%에 달해 단기간 급등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58.6%), 에코프로 이동채 창업주(58%), HDC 정몽규 회장(52.1%)도 1분기 동안 50% 이상 주식재산이 늘며 상승 그룹에 포함됐다.
반면 하락 폭도 만만치 않았다. 원익 이용한 회장은 1월 초 7832억 원에서 3월 말 5180억 원으로 33.9% 감소해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역시 6조 5457억 원에서 4조 8281억 원으로 줄어들며 26.2% 감소했다. 특히 김 창업자는 2월 말까지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으나, 이후 한 달 새 26% 넘게 급락하며 변동성의 직격탄을 맞았다.
네이버 이해진 의장(-18.4%), 하이브 방시혁 의장(-13.6%), 한진 조원태 회장(-10.9%) 등도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들 역시 2월 말까지 상승 흐름을 타다가 3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된 공통점을 보였다. 특히 방시혁 의장은 BTS 공연 및 활동 확대에도 불구하고 주가 약세 영향으로 자산이 감소한 점이 눈길을 끈다.
증감액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1분기 동안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이 회장의 주식가치는 1월 초 25조 8766억 원에서 3월 말 30조 9414억 원으로 약 5조 원 이상 증가했다. 다만 2월 말 39조 원대까지 상승했다가 3월 들어 약 9조 원이 감소하는 등 큰 변동성을 겪었다.
이외에도 현대차 정의선 회장(1조 4512억 원↑), 에코프로 이동채 창업주(1조 3094억 원↑), HD현대 정몽준 이사장(1조 1514억 원↑) 등은 1분기 동안 1조 원 이상 자산이 늘었다. 효성 조현준 회장과 SK 최태원 회장 역시 각각 8000억 원, 5000억 원 이상 증가하며 상위권 상승 흐름을 보였다.

반대로 감소액 기준에서는 김범수 창업자가 1조 7000억 원 이상 줄어들며 최대 감소를 기록했다. 이어 방시혁 의장(6181억 원↓), 이해진 의장(2789억 원↓), 이용한 회장(2652억 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566억 원↓) 등도 1000억 원 이상 자산이 감소했다.
◆주식 1조 클럽 총수 18명…HD현대 정몽준, 작년 9위서 올해 4위로 전진=올해 1분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주식재산이 요동치는 가운데,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총수는 1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 17명에서 최근 3개월 사이 1명이 추가된 것으로, 상위 자산가 중심의 부의 집중 흐름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3월 31일 기준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차지했다.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0조 9414억 원으로 압도적 규모를 유지했다. 특히 그는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되기 전인 2월 26일 40조 598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찍은 바 있어, 향후 2분기 재차 40조 원대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위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이 지켰다. 서 회장의 주식재산은 올해 초 13조 6914억 원에서 3월 말 13조 5347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조 단위 자산으로 2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어 ▲3위 정의선 현대차 회장(7조 5227억 원) ▲4위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5조 217억 원) ▲5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4조 8281억 원)가 상위권을 형성했다. 특히 정몽준 이사장은 1년 전 9위에서 4위로 다섯 계단 상승하며 눈에 띄는 약진을 보였다. HD현대 주가 상승이 반영되며 주식재산도 3조 원대에서 5조 원대로 확대된 영향이다.

6~10위권에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3조 9322억 원) ▲최태원 SK 회장(3조 9101억 원) ▲조현준 효성 회장(3조 5809억 원)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3조 5678억 원) ▲이재현 CJ 회장(2조 3600억 원)이 자리했다. 산업별로 보면 엔터테인먼트, 배터리, 전통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 총수들이 고르게 분포된 것이 특징이다.
이어 ▲구광모 LG 회장(2조 1322억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 805억 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2조 76억 원) ▲박정원 두산 회장(1조 3563억 원) ▲이해진 네이버 의장(1조 2351억 원) ▲김남정 동원 회장(1조 1753억 원) ▲장형진 영풍 고문(1조 283억 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 198억 원)도 ‘1조 클럽’에 포함됐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동일인은 아니지만,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14조 7340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2조 721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11조 774억 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10조 8890억 원) 등도 10조 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그룹 총수들이 보유한 140곳에 달하는 종목 가운데 1월 초 대비 2월 말에는 10곳 중 9곳꼴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2월 말 이후 중동 전쟁 여파로 3월 말에는 10곳중 8곳꼴로 하락해 국내 주식시장도 중동 전쟁의 유탄을 피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실적 결과가 나오는 2분기에는 어떤 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바뀌게 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