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내 괜찮던 무릎이 봄이 되면 다시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기온이 오르면 통증이 줄어들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활동량 증가로 인해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중•장년층에서는 봄철이 통증 재발의 시기가 되기 쉽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 연골이 점진적으로 마모되면서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연골은 한 번 손상되면 자연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관리가 핵심이다. 겨울철에는 활동량이 줄어 관절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날이 풀리면서 등산, 산책, 여행, 운동을 갑자기 늘리면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이 급격히 증가한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복적인 체중 부하가 가해지면 통증과 부종이 쉽게 유발된다.
특히 계단 오르내리기, 경사진 길 보행, 쪼그려 앉기 동작은 슬관절에 체중의 3~7배에 달하는 압력을 발생시킨다. 이미 연골이 얇아진 상태라면 작은 자극에도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 이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보행 시 통증, 아침 강직감, 관절 부종, 관절 마찰음이다. 초기에는 쉬면 호전되지만 점차 휴식으로도 회복이 더디게 된다.
진단은 병력과 이학적 검사, 단순 방사선 촬영을 통해 관절 간격 감소 여부를 확인한다. 필요 시 MRI를 통해 연골 손상 정도와 반월상연골판 상태를 평가한다. 영상상 변화가 경미하더라도 통증이 뚜렷하다면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우선 비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다. 약물치료로는 소염진통제, 연골 보호 보조제 등을 사용하여 염증과 통증을 조절한다. 물리치료와 온열치료는 혈류를 개선하고 근육 긴장을 완화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퇴사두근 강화 운동이다. 허벅지 근육은 무릎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므로 근력 강화는 통증 감소와 직결된다.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주사치료를 고려한다. 히알루론산 주사는 관절 내 윤활 작용을 개선하여 마찰을 줄인다.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관절강 내 주사를 통해 급성 염증을 조절한다. 최근에는 자가 혈소판 풍부혈장(PRP) 주사치료도 시행되며, 이는 염증조절과 통증완화를 위한 생물학적•보조적 치료로 활용된다. 이러한 치료는 비교적 회복이 빠르고 일상 복귀가 용이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제한이 큰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관절내시경을 통한 연골 정리술은 기계적 증상이 동반된 경우 제한적으로 고려된다. 내반 변형이 동반된 비교적 젊은 환자에서는 절골술을 통해 체중 부하 축을 교정한다. 말기 관절염으로 연골이 거의 소실된 경우에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근본적 치료가 된다. 최근 인공관절 수술은 정밀도가 향상되어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 면에서 좋은 예후를 보인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시작되는 ‘지금’이 관리의 출발점이라는 점이다. 날이 따뜻해졌다고 무작정 활동을 늘리기보다, 준비 운동과 근력 강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 관리 또한 관절 부담을 줄이는 핵심 요소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겪는 현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질환이다. 초기에는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조절 가능하다. 그러나 시기를 놓치면 치료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봄철 무릎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단계적 치료를 통해 관절 건강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신향병원 박준범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