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1 (수)

  • 맑음동두천 1.1℃
  • 맑음강릉 5.9℃
  • 구름많음서울 3.3℃
  • 맑음대전 2.6℃
  • 연무대구 3.0℃
  • 구름많음울산 6.1℃
  • 맑음광주 2.9℃
  • 구름많음부산 8.2℃
  • 맑음고창 -0.5℃
  • 맑음제주 7.7℃
  • 흐림강화 1.0℃
  • 맑음보은 -0.5℃
  • 맑음금산 -0.6℃
  • 맑음강진군 2.2℃
  • 구름많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6.0℃
기상청 제공
메뉴

SK 최태원 “사회문제 해결이 새로운 성장 전략 될 것”..‘2026 가치와 성장 포럼’

저성장 해법 찾는다…‘가치와 성장’ 새 패러다임 모색
경제 성장과 사회 가치 분리 한계 지적…‘사회적 번영’ 필요성 제기
성과 기반 보상 모델 ‘SPC’ 주목…10년간 5천억 사회적 가치 창출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한국 경제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경제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논의하는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저성장 극복 해법으로 '사회문제 해결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이사장 최태원)은 10일 서울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2026 가치와 성장 포럼’을 개최했다. ‘저성장 돌파구, 솔루션 변화’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학계·정책 전문가, 기업 관계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저성장과 사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성장 전략과 정책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불균형의 시대: 경제 성장과 사회 가치의 분리’를 주제로 경제 성장과 사회적 가치 간 괴리를 진단했다. 서울대학교 이은주 교수가 진행을 맡았으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이재원 원장과 서울대학교 임동균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임동균 교수는 한국 경제가 세계 10위권 규모로 성장했지만 소득 격차와 삶의 질 지표 등 사회적 지표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분석을 인용해 지니계수가 0.01 상승할 경우 장기적으로 1인당 GDP가 약 4.5%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소득 격차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결국 경제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 구조에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사회적 번영’ 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원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장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잠재성장률 하락을 지적했다. 그는 경제 성장 중심 정책이 양극화와 지역 불균형, 인구 소멸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심화시키고 정부 부담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 경기 대응을 넘어 구조적 개혁을 통해 경제의 기초 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기존처럼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분리해 접근하는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며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사회적가치연구원 정명은 실장이 ‘SPC(Social Progress Credit)를 통한 가치 기반 성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실장은 오늘날의 성장 전략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구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규제가 아닌 인센티브 중심의 동기 구조, 성과가 반복될수록 확대되는 누적 구조, 공공과 시장 모두에 비용 효율적인 성과 중심 구조가 그것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이러한 구조를 실제로 구현한 사례로 SPC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SPC는 사회문제 해결 활동에서 발생한 성과를 측정해 이를 경제적 가치로 인정하고 보상하는 구조로, 최태원 회장이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제안한 개념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실험적으로 운영됐다.

 

그 결과 지난 10년 동안 468개 기업이 참여해 약 5,364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이에 비례해 약 769억 원의 현금 인센티브가 지급됐다. 특히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사회적 성과를 약 3배 더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PC 참여 기업의 매출도 미참여 기업보다 평균 34% 높았다.

 

정 실장은 “사회문제 해결 활동은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경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성과 기반 인센티브 구조가 기업의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SPC 방식이 기존 사전 보조금 방식보다 고용과 생산 유발 효과에서 1.5~2배 높은 파급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해 온 기업가들의 경험을 공유하는 토론이 이어졌다. 순환경제 기업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와 청년 주거 플랫폼 우주(WOOZOO)의 김정현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김정빈 대표는 AI 기반 순환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을 사례로 소개하며 시민의 재활용 참여에 즉각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를 통해 환경 문제 해결과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경과 같은 공공재도 참여 구조와 보상 구조를 설계하면 시장 안에서 작동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 대표는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목표로 시작한 사업 경험을 공유하며 사회문제 해결과 창업 성공이 반드시 상충되는 목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와 시장을 설득할 수 있는 경제적 언어와 사업 모델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포럼 마지막 세션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윤호중 장관이 ‘정책가와 기업가의 솔루션 찾기’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회는 연세대학교 장용석 교수가 맡았다.

 

윤 장관은 사회문제 해결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과 민간 혁신이 함께 작동하는 새로운 성장 생태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제정 추진, 금융 지원 확대, 공공서비스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 경제가 단순한 성장 둔화가 아니라 내수 부족과 사회적 비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GDP 증가만으로 성장을 판단하는 방식으로는 양극화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경제 성장과 사회적 비용 감소를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가치 확산을 위해서는 측정과 보상 시스템 구축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계량화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할 경우 기업과 경제 주체들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과 산업이 만들어질 수 있으며 이는 내수 확대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사회적 가치 기반 경제 모델이 새로운 성장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는 “과거에는 생산과 소비 확대가 곧 성장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그런 분리적 사고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며 “가치가 성장의 조건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제도와 구조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첫걸음이 이번 포럼”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