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LG유플러스 홍범식 CEO가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26 개막식 기조연설 무대에 올라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ixi-O)’를 통해 음성 커뮤니케이션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홍 CEO는 국내 통신사를 대표해 연단에 섰다. 그는 LG유플러스는 물론 LG그룹 차원에서도 MWC 공식 기조연설을 맡은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사람중심 AI(Humanizing Every Connection)’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홍 CEO는 수많은 AI 기술과 디바이스가 쏟아지는 시대일수록 음성이 가장 본질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CEO는 “기술은 빠르게 진화했지만 통화 경험은 오랫동안 정체돼 있었다”며 “이제 AI와 결합한 음성이 다시 사람을 잇는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CEO는 최근 해외에 거주 중인 아들로부터 ‘할아버지가 됐다’는 소식을 전화로 들었던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문자나 이메일로는 온전히 전달되기 어려운 감정의 떨림과 온기가 음성 통화 안에 담겨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하루 평균 5분 남짓의 통화 속에서도 우리는 기쁨, 위로, 긴장, 설렘 같은 복합적인 감정을 나눈다”며 “의미 있는 순간을 전하는 데 전화만큼 강력한 수단은 없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선보인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는 이러한 음성의 가치를 기술로 확장한 사례다. 홍 CEO는 스팸이나 보이스피싱으로 의심되는 신호를 사전에 탐지하고, 통화 맥락을 분석해 위험을 경고하는 안심 기능을 소개했다. 또 통화중 AI를 호출해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검색하는 편의 기능도 구현했다. 단순한 음성 인식이나 자동응답을 넘어, 통화 맥락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는 도움을 제공하는 지능형 보이스 에이전트라는 설명이다.
익시오의 기술적 기반으로는 LG그룹의 거대언어모델 ‘엑사원(Exaone)’이 활용된다. 온디바이스 기술을 강화해 고객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설계했으며, 이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AI 활용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익시오 도입 이후 고객 추천 지수(NPS)가 상승하고, 이용 고객의 이탈률도 크게 낮아졌다고 홍 CEO는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의 AI 비서가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앞으로의 익시오는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는 능동적 에이전트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일상과 안전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디지털 동반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이다.
연설중 상영된 영상 역시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 시절 엄마가 해주던 음식의 맛을 그리워하는 가족들이 익시오의 도움으로 ‘비밀 레시피’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AI 기술을 통해 재료와 조리법을 복원하지만, 결국 그 맛을 완성한 것은 다시 모인 가족의 연결이었다는 메시지는 LG유플러스가 지향하는 사람 중심 AI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CEO는 스마트 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피지컬 AI 등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하는 환경에서도 음성이 핵심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음성은 가장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소통 방식”이라며 “AI가 이를 뒷받침할 때 인간적인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홍 CEO는 “익시오가 한국의 AI 대중화를 상징하는 서비스로 성장하고 있지만, 범용 AI 비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통신사와의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특정 기업의 서비스가 아니라 음성 통화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협력한다면 음성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글로벌 AI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번 기조연설은 한국 AI 서비스가 세계 무대에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GSMA 라이브 중계 채널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연설 이후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협업 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사람 중심 AI라는 철학과 글로벌 표준 제안까지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한편 이번 MWC26에서는 John Stankey AT&T CEO, Cristiano R. Amon Qualcomm CEO, Justin Hotard Nokia CEO 등 글로벌 기업 수장들도 기조연설에 나서며 AI와 통신의 미래를 둘러싼 경쟁과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홍범식 CEO의 무대는 그 중심에서 ‘음성의 재발견’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