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이 국내 암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랐다. 고령화로 환자 수가 늘어난 데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진단 시점이 늦어지는 특성이 통계 변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가 발표한 ‘2023년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새로 발생한 암 환자는 28만 8613명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50.4%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인구 구조 변화를 제거한 연령표준화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522.9명으로, 최근 수년간 큰 변동은 없다. 암 발생 위험이 갑자기 높아졌다기보다, 고령 인구 증가로 환자 수가 늘어난 구조적 변화라는 의미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남성 암 발생 순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전립선암은 1999년 남성 암 발생 순위 9위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22년 폐암을 추월했고, 2023년에는 처음으로 남성 암 1위로 집계됐다. 고령화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암이 전립선암이라는 점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전립선암 환자는 주로 60~70대 남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문제는 병의 특성상 초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통증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소변 줄기 약화나 잔뇨감 같은 배뇨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이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여기고 지나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임상에서도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전립선암이 발견되기보다는, 정기 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진단되는 사례가 더 많은 편이다. 배뇨 장애가 분명해질 정도라면 이미 병이 상당 부분 진행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립선암이 끝까지 증상이 없는 암은 아니다. 병이 진행되면 배뇨 장애가 심해질 수 있고, 전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뼈 통증 등 전신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이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반대로 전립선에 국한된 초기 단계에서 발견될 경우 치료 성적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통해 장기 생존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치료 없이 정기적인 추적 관찰만으로 관리가 가능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전립선암은 증상이 생긴 뒤 확인하는 암이 아니라, 증상이 없을 때 미리 살펴봐야 하는 암으로 분류된다.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고, 배뇨 증상도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염 등 다른 전립선 질환과 구분이 쉽지 않다. 실제로 전립선비대증으로 생각하고 지내다 검사 과정에서 전립선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병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50대 이후 남성부터 PSA 검사를 통해 전립선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PSA 검사는 혈액 검사를 통해 전립선에서 생성되는 특이 항원 수치를 확인하는 검사로, 전립선암 선별에 가장 널리 활용된다. PSA 수치만으로 암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추가 검사나 경과 관찰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40대 남성이라고 해서 전립선암 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가족력이 있거나 과거 전립선 질환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전립선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다만 이 시기의 PSA 검사는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개인의 위험 요인에 따라 선택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암 통계는 실제 진단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과 보완 과정을 거쳐 확정되기 때문에, 발생 연도 기준으로 약 2년의 시차를 두고 발표된다. 현재 공식적으로 공개된 최신 자료는 2023년 통계로, 이후 연도 자료는 향후 집계•검증을 거쳐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서울베스트비뇨의학과 조민현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