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주식시장이 최근 1년새 사상 유례없는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시총)은 약 80% 가까이 급증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시총 1조 원을 웃도는 상장사는 무려 300곳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서만 시총이 800조 원 이상 늘어나며 시장 전체 상승세를 주도했다. 여기에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원익홀딩스와 로보티즈의 경우처럼 1년새 시총 증가율이 1000%를 넘는 종목도 등장해 투자자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4일 이같은 내용의 ‘2025년 1월 초 대비 2026년 1월 초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우선주를 제외한 국내 상장사 2789곳이다. 한국CXO연구소는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월 2일 기준 시총 변동 규모와 순위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초 기준 국내 주식시장 전체 시총은 약 2254조 원 수준이다.
하지만 올해 초에는 3972조 원으로 불어나며 1년 새 1718조 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만 놓고 보면 76.2%에 달하는 수치다. 조사 대상 종목 가운데 1617곳, 전체의 58%는 최근 1년새 시총이 증가해 10곳 중 6곳꼴로 기업가치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외형 확대와 함께 ‘시총 1조 클럽’도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초 230여곳이던 시총 1조 원 이상 종목 수는 올해 초 318곳으로 88곳이나 늘었다.

분기별로 보면 작년 1분기 236곳, 2분기 271곳, 3분기 285곳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초에는 300곳을 넘어섰다. 우선주를 포함할 경우 시총 1조 클럽은 총 325곳으로 집계됐다. 대형주의 약진은 이번 시총 급증의 핵심 동력이다. 작년 초 대비 올해 초 기준 시총 증가액이 1조 원을 넘는 종목은 144곳에 달했다. 이중 22곳은 시총이 10조 원 이상 늘어났다.
단일 종목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낸 기업은 삼성전자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작년 초 약 318조 원에서 올해 초 760조 원 이상으로 뛰며 440조 원 넘게 증가했다. SK하이닉스도 시총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124조 원에서 492조 원으로 360조 원 이상 늘었다. 이처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들 두 종목에서만 발생한 시총 증가분은 800조 원을 훌쩍 넘는다. 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전반의 상승 분위기를 주도한 셈이다.
이뿐 아니다. 굵직한 종목들의 시총 확대도 눈에 띄었다. 실제로 SK스퀘어는 41조 원 이상 시총이 늘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6조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2조 원, HD현대중공업은 27조 원, 한화오션은 23조 원, 삼성물산은 21조 원 이상 시총이 증가했다. 특히 시총이 10조 원 이상 증가한 종목을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 그룹이 6곳이나 포함돼 그룹 전반의 시장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이외에도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자회사들이 모두 두자릿수 조단위의 시총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상승 흐름에서 소외된 종목들도 있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초 15조 원대이던 시총이 올해 초 11조 원대로 줄어들며 3조 원 이상 감소했다. 또 HLB, 시프트업, 엔켐, 신성델타테크 등도 최근 1년 새 시총이 1조 원 이상 줄어들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시총 급증과 함께 시장 판도 역시 크게 흔들렸다. 최근 1년새 시총 상위 100위 명단에는 11개 종목이 새롭게 진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초 시총 순위 186위에서 올해 초 59위로 무려 127계단이나 뛰어오르며 상위 100위에 안착했다. 이수페타시스, 에이피알, 코오롱티슈진, 효성중공업 등도 50계단 이상 순위를 끌어올리며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단숨에 시총 17조 원대를 기록하며 39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총 상위 톱20의 변화는 한층 극적이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 등 5개 종목만이 작년과 올해 초 모두 상위 5위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시총 순위가 크게 뒤바뀌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분기별 순위 변동 없이 1·2위를 지켰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현대차의 경우 한때 7~8위로 밀려났지만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초 기준으로는 6개 종목이 새롭게 톱20에 진입했다. SK스퀘어는 작년 초 41위에서 올해 초 7위로 급등하며 상위 10위권에 합류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한국전력, HD현대일렉트릭도 시총 상위 20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반면 포스코홀딩스, 메리츠금융, 고려아연, LG화학, 삼성화재, SK이노베이션 등은 2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약세를 보였다.
중소형주 가운데서는 시총 증가율이 폭발적인 종목들이 속출했다. 올해 초 시총 1조 클럽에 속한 종목중 원익홀딩스는 1년새 시총 증가율이 무려 1595.7%에 달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로보티즈 역시 1034.5%의 시총 증가율을 나타냈다. 최대주주인 김병수 대표의 주식 자산은 10배 이상 불어나 시장의 화제가 됐다. 씨어스테크놀로지, 올릭스, 에이비엘바이오, 디앤디파마텍, 큐리언트,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현대무벡스 등도 500%를 넘는 시총 증가율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1년간 다수 업종의 실적 개선은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AI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기대감, 외국인 수급 유입이 실적보다 기대와 수급 중심의 장세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환율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증시가 강세를 보인 것은 구조적 변화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선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