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의 좁은 통로인 수근관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주변 구조물에 의해 압박받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반복적인 손 사용이나 장시간 악력 사용, 명절 음식 준비처럼 손을 많이 쓰는 활동에서 흔히 나타난다. 중년 이후 여성에서 특히 발병률이 높으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도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73%가 40~60대이며, 그 중 50대 여성 비율이 80% 이상으로 가장 많다. 여성에게 흔한 이유는 손목 터널 면적이 남성보다 좁고, 폐경기 전후 힘줄윤활막염 등 염증성 질환이 발생하기 쉬워 신경 압박이 쉽게 일어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주요 증상은 손가락 저림, 감각 둔화, 손 힘 약화 등이며, 특히 엄지, 검지, 중지, 약지에서 나타난다.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 숙면을 방해하며, 진행될 경우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섬세한 손동작이 어려워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할 때는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 증상을 방치하면 신경 손상이 진행돼 근력 저하나 근육 위축이 생길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정형외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염증과 통증을 완화하는 소염진통제를 활용하며, 신경 관련 통증에는 신경통 완화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주사치료는 필요 시 정중신경 주변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해 염증과 부종을 줄이고 압박을 완화한다. 물리치료는 냉•온찜질, 전기치료(TENS), 손목•손가락 스트레칭 등을 통해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장시간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피하고, 손목 보호대를 활용해 손목 위치를 중립으로 유지하며, 충분한 휴식과 수면, 스트레스 관리로 몸의 회복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에는 비수술적 치료로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 통증으로 넘기지 말고, 조기 치료와 꾸준한 관리로 손목 건강을 지켜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손목을 보호하고 증상을 관리하는 습관을 병행하면, 수술 없이도 건강한 손목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시흥 연세탑통증의학과 박주선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