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피부가 괜찮아 보이다가도 밝은 조명 아래에 서는 순간 여드름흉터가 예상보다 깊고 선명하게 드러나 보일 때가 있다. 이는 흉터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층을 이루며 빛을 고르게 반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흉터 안에도 작은 골짜기와 경계면이 숨어 있어, 조명에 따라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이곤 한다.
우리 몸은 피부가 손상을 입으면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콜라겐을 생성하지만, 여드름처럼 손상 강도가 큰 염증은 회복 과정에서 균형을 잃기 쉽다. 이 과정에서 섬유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엉겨 붙으면 피부를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이 생기고, 그 결과 움푹 파인 형태의 흉터가 자리 잡는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 옅어지는 여드름자국과 달리 오랫동안 피부에 남는다.
문제는 이런 움푹한 흉터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닥이 뾰족하게 떨어지는 흉터도 있고, 넓게 퍼진 형태도 있다. 그래서 한 가지 레이저를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생긴다. 특히 깊은 단차가 있는 흉터는 일반적 조사 방식으로는 바닥까지 에너지가 도달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흉터점수제를 기반으로 한 뉴에어프락셀 치료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흉터점수제란 정상 피부를 100점으로 놓고 각 흉터마다 개별 점수를 부여해 단계별 치료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높은 점수대는 비교적 얕은 흉터로 분류되고, 20~30점대처럼 깊고 경계가 뚜렷한 흉터는 먼저 형태를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활용되는 것이 흉터조각술이다. 울트라펄스앙코르 레이저를 이용한 CPG조각술은 단단한 흉터 테두리를 부드럽게 허물고, 어븀레이저를 이용한 어븀조각술은 각진 모서리를 가볍게 눌러 치료의 기반을 만들어 준다.
30~40점 이상으로 분류되는 흉터에는 섬유 밴드를 끊어내는 에어서브시전이 먼저 시행된다. 공기압을 이용해 일정한 깊이를 유지하면서, 흉터가 잡아당겨지는 힘을 풀어주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거쳐야 이후 적용되는 프락셀 기반 레이저 치료가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50점 이상으로 측정되는 고점수 흉터는 재생을 돕는 프락셀 치료가 중심이 된다. 울트라펄스앙코르 레이저가 적용된 앙코르프락셀은 깊숙한 층의 섬유조직까지 정리하며 구조적 변화를 돕는다. 모자이크3D는 롤링형·스탬프형 팁을 통해 다양한 결을 가진 흉터를 정교하게 다듬고, 프락셀듀얼은 표피와 진피를 동시에 타격해 전체적인 피부결을 고르게 정돈한다.
이처럼 흉터를 점수로 세분화해 분석하는 방식은 치료자와 환자 모두에게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여드름 흉터 치료가 단 한 번의 레이저로 끝나는 과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흉터의 종류뿐 아니라 개인의 피부 두께와 재생력에 따라 필요한 시술 조합과 회복기간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경험 많은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장기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안정적인 방법이다.
<유클리닉 유현석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