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자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크게 떨어졌다. 연준이 9월·10월에 이어 세차례 연속 금리를 내린 가운데, 시장은 신중한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97.46포인트(1.05%) 오른 48,057.75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46.17포인트(0.67%) 상승한 6,886.68, 나스닥 종합지수는 77.67포인트(0.33%) 오른 23,654.16으로 장을 마쳤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지지하며 3대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25bp 인하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정책은 중립 수준의 합리적 범위에 들어섰다”며 추가 조정 여부는 경제 지표를 보며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책 문구에 ‘정도와 시기’라는 표현을 새로 넣어 향후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점진적으로 냉각되고 있으며 고용 측면에서 “현저한 하방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고용 둔화가 금리 인하 논리를 강화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연준 내부에서도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반응은 비교적 차분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3월까지 현 수준 유지 가능성을 52%로 반영해 전날(54%)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국채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3bp 내린 4.15%,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7bp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 상승은 연준의 완화적 기조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달러화는 약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인덱스(DXY)는 오후 6시 30분 기준 98.978(-0.44%)로 집계돼 9월 16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연준의 QT(양적긴축) 종료 및 단기국채 매입 발표도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제 유가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월물은 배럴당 58.46달러, 전장보다 0.4% 올랐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대형 유조선을 억류했다는 소식이 공급 불안 심리를 자극한 영향이다. 연준의 연속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신중한 완화’ 기조 속에서 내년 금리 경로를 가늠하는 분위기다. 경제 지표의 향방이 향후 금융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