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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급성장기, 키 성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겨울방학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

아이의 성장에는 여러 단계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급성장기는 최종 키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시기다. 이 시기에는 눈에 보이는 키 변화뿐 아니라, 성장판의 진행 속도와 뼈나이의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단순한 외형만으로 성장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잘 크고 있다’고 느껴져도, 내부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아이의 실제 성장 가능성은 뼈나이와 성장판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하지만 이 두 요소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성장 속도가 좋아 보이면 부모들은 쉽게 안심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외형과 내부 성장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사춘기 전후에는 잠시 잘 크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내부 성장 시계는 예상보다 훨씬 앞서가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A군의 부모님은 각각 179cm, 163cm로, 과거 진행한 검사에서 A군의 유전적 예측키는 약 178cm이었다고 전해 들었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교 입학까지 키가 꾸준히 잘 자라 부모님 역시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중1 겨울에 진행한 검사에서 뼈나이는 이미 13.6세로 확인되었고, 실제 나이보다 약 1년 3개월 빠른 상태였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겉으로 성장이 매우 좋아 보였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중2에 접어든 후 키 변화가 멈추면서 다시 검사를 받았고, 결과는 예상보다 더 빠른 성장판 소모를 보여주었다. 키는 169cm였지만 뼈나이는 이미 17세 수준, 성장판은 99% 정도 폐쇄된 상태였다. 남은 성장 가능 기간은 약 6개월로 진단되었고, 예측 최종 키는 약 170cm로 계산되었다. 단 1년 사이 뼈나이가 3년 이상 앞서가 버렸고, 이대로라면 성장은 거의 종료되는 흐름이었다.

 

치료 방향은 성장판의 빠른 소모를 최대한 늦추고, 남은 성장 가능성을 지켜내는 데에 맞춰졌다. 남은 성장 가능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한약 치료가 처방되었고, 성장호르몬 치료도 병행되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약 4개월 후 검사에서 성장판 진행은 더 이상 빨라지지 않고 멈춘 상태로 확인되었다. 그 사이 키는 1.6cm 증가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닫히기 시작한 성장판이 더 이상 빠르게 소모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또한, 현재도 성장판이 유지되고 있어 치료는 지속 중이다.

 

A군 사례는 겉으로 키가 잘 자라는 시기일수록 오히려 더 자주 성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성장만으로는 내부 성장 상황을 판단할 수 없다. 성장판은 한 번 닫히면 되돌릴 수 없고, 뼈나이는 생활습관•발달 속도•환경 요인에 따라 급격하게 빨라질 수 있다. 최종 키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얼마나 오래 성장할 수 있는가이며, 이 기간을 지키는 것이 성장 관리의 핵심이다.

 

다가오는 겨울방학은 성장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기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노력한다는 전제 하에 학기 중보다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만들 수 있고, 치료 및 관리 효과도 더 안정적으로 잡힐 수 있다. 그렇다고 방학 기간을 무조건 ‘안전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놓쳐버리면 이미 성장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학기간동안 반드시 성장검사과 상담을 받고 식습관관리와 운동관리와 같은 생활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따라서 급성장기라면 ‘눈에 보이는 성장만 믿고 방심하지 말 것’, ‘겨울방학에는 반드시 성장검사를 진행할 것’ 이 두 가지가 매우 중요하다. 아이의 키 성장은 단순히 한 해의 키 변화가 아니라, 성장판이 얼마나 오래 열려 있어줄 것인가에 달려 있다. 잘 크고 있는 시기일수록 더 잘 크기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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