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통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약물 복용에도 쉽게 호전되지 않고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단순 긴장성 두통이 아닐 수 있다. 특히 뒷머리나 한쪽 머리에서 국소적으로 시작해 어깨 통증이나 팔 저림까지 동반된다면 ‘경추성 두통’을 의심해봐야 한다. 경추성 두통은 목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두통으로, 대표적인 원인으로 거북목 증후군과 목디스크가 꼽힌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이 앞으로 빠진 상태에서 오랫동안 유지될 때 나타나는 질환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가 반복되면 목뼈가 정상적인 C자 곡선을 잃고 일직선에 가까워진다.
이로 인해 목 주변 근육과 인대에 지속적인 긴장이 가해지고, 신경이 압박되면서 두통과 어깨 통증을 유발한다. 진행이 더 심해지면 경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탈출하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목디스크는 신경을 직접 자극해 손발 저림, 어지럼증, 귀울림 등 다양한 신경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경추성 두통은 일반적인 진통제로 일시적 완화가 가능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원인이 되는 경추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치료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도수치료가 활용되는데,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목과 어깨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 배열을 교정하는 방식이다. 도수치료는 목 주변의 긴장을 줄이고 경추 신경 자극을 완화해 두통의 원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치료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진단이다. 경추성 두통은 편두통, 긴장성 두통과 혼동되기 쉽기 때문에 X-ray, MRI 등 영상검사와 이학적 검사를 통해 목의 구조적 문제를 확인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같은 보존적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신경차단술은 영상 장비를 통해 통증 부위를 확인한 뒤 약물을 직접 주입해 염증을 줄이고 신경 자극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증상이 심한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경추성 두통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스마트폰이나 PC를 사용할 때는 화면을 눈높이에 맞추고, 고개를 앞으로 숙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업무를 본다면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통해 목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바른 자세를 습관화하는 것만으로도 경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경추성 두통은 단순한 두통으로 치부하고 방치할 경우 만성화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목 통증과 두통이 반복되거나, 손발 저림과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조기에 진단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두통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야말로 경추성 두통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을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금천 서울강한신경외과 김태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