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정의 방미 출장을 마치고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빠져 나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연합뉴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833/art_17552161468933_1bfc72.jpg?iqs=0.03134807136782514)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15일 새벽 귀국했다. 지난달 29일 워싱턴 D.C.로 출국한 지 보름이 훌쩍 넘은 시점이다. 자정을 막 넘긴 시각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이 회장은 “내년 사업 준비하고 왔습니다”라는 짧은 말만 남기고 곧장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 기간중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미국 전역을 오가며 주요 빅테크와 글로벌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출국 직전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약 23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차세대 AI 칩 ‘AI6’를 생산하기로 했다.
출장 기간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후속 논의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애플 경영진과의 협력 확대도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삼성전자가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에서 애플 차세대 아이폰에 탑재될 이미지센서(CIS)를 생산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업계는 이 회장이 계약 성사 과정에 직접 관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방미는 한미 통상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양국은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폭넓은 현지 네트워크와 반도체 공급망 협력을 기반으로 협상 타결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한다.
출장 후반부 이 회장은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에서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 기회를 점검했다. 특히 AI·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와 논의를 벌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HBM3E와 HBM4 제품의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부품 공급 협상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귀국 직후 이 회장은 곧바로 업무에 복귀해 국내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귀국후 첫 번째 일정은 15일 열리는 제21대 대통령 국민임명식 참석이다. 이 회장은 또 오는 24~26일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다시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이번 출장에서 구체화한 한미 공급망 협력 강화와 대미 투자 확대 계획이 공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