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http://www.seoultimes.news/data/photos/20250833/art_17549803771014_7afddb.jpg?iqs=0.457254151942755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구속 여부를 가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가 약 4시간 25분 만에 마무리됐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10분 시작된 심사를 오후 2시 35분께 종료했다. 김 여사는 심사 전후 모두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묵묵히 호송차에 올랐다.
당초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이미 그곳에 수용 중인 점을 고려해 특검팀이 서울남부구치소로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김 여사는 현재 남부구치소에서 구속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특검팀은 심사에서 김 여사가 지난 6일 대면조사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점을 들어 증거인멸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다. 제출된 구속 의견서는 총 847쪽에 달하며, 상당 부분이 증거인멸 가능성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소환조사에 성실히 응했고 도주 우려가 없으며,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80쪽 분량의 프레젠테이션 자료, 60여쪽의 의견서, 참고자료 20여쪽, 병원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방어에 나섰다.
김 여사의 혐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전 후보 공천 개입 의혹에 따른 정치자금법 위반 ▲건진법사 관련 청탁 의혹에 따른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사례가 된다. 반면 영장이 기각되면 특검팀은 수사 계획을 재점검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전망이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늦어도 다음 날 새벽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서희건설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하는 자수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또 해당 목걸이를 진품과 함께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특검은 이를 통해 수사 방해 및 증거 인멸 정황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어제 뇌물공여 혐의로 서희건설을 압수수색했고, 서희건설 측이 나토 순방 당시 김건희 씨가 착용한 목걸이를 인정하는 자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김 여사에게 목걸이를 제공한 뒤 수년 후 돌려받아 보관해왔다. 특검은 이를 임의제출 형식으로 압수했다. 이날 법원 심사에서는 해당 진품과, 김 여사 인척 주택에서 발견된 동일 모델의 모조품이 함께 제시됐다.
오 특검보는 “김 여사 측은 진품을 착용했음에도 수사 당시 ‘홍콩에서 20년 전 구입한 가품’이라고 주장했다”며 “인척 주택에서 가품이 나온 경위와 함께, 김 여사 및 관계자들의 수사 방해·증거 인멸 행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목걸이는 지난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을 당시 김 여사가 착용한 것이다. 당시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최근에는 뇌물 수수 의혹으로 번졌다.
특검은 대선 직후 서희건설 직원이 같은 모델의 목걸이를 구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경위와의 연관성 여부를 수사중이다. 서희건설은 그동안 “목걸이는 회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