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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무더운 여름에 급증하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의심해야

무더위와 강한 햇빛, 급격한 실내외 온도 차가 반복되는 여름철은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 균형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더위에 의한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만성피로, 자율신경계실조증이 겹치면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의 신경정신과 질환이 악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2023년 기준으로 7월과 8월의 불안장애 진료 인원은 연중 평균보다 약 12~15% 높게 나타났다. 이는 무더위와 수면장애,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등 계절적 요인이 심리 증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여름철에는 계절성 정동장애(SAD)의 일부로서 ‘여름형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도 늘어나며 무기력감, 만성피로, 식욕저하, 수면장애, 신체 통증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과 불안장애는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특히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기능 저하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기저 질환이나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호르몬 불균형도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부신피질기능저하증, 파킨슨병, 치매 등 뇌기능이나 내분비계 이상을 동반하는 질환이 우울감과 불안의 기저 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소화불량, 담적증, 두통, 어지럼증, 속울렁거림, 근육긴장, 수전증(손떨림) 등의 자율신경실조증을 동반한 신체화 증상이 우울증 및 불안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어린이, 청소년의 경우 우울증과 불안장애 증상이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예민하다’, ‘몸이 약하다’는 식으로 오인되기 쉽다. ADHD, 틱장애, 강박증, 적대적 반항장애, 품행장애 등의 소아정신과 질환과 함께 발현되는 경우가 많고, 이때 치료가 늦어지면 학습 부진, 학교생활 부적응, 대인기피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중년층에서는 갱년기 우울증으로 인해 만성피로감이나 건망증, 기억력 저하 등의 형태로 발현될 수 있으며, 노년기에는 인지기능 저하, 치매와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우울증이 은폐된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및 공황장애 증상을 심비허약(심장·비장 기능 저하), 간기울결(기혈 순환 정체), 담울(정서적 혼탁) 등으로 분석하여, 신체와 정서를 함께 다스리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침 치료, 한약 복용, 약침, 뜸 및 추나 치료를 통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회복하고, 위장기능 회복, 수면 조절, 정서 안정 등을 동시에 유도한다. 특히 신체화 증상이나 불면증, 소화기 증상, 만성피로를 동반한 우울증·불안장애 환자에게는 체질과 증상, 뇌기능 회복 한약의 복합 처방이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 한의학계에서는 ‘뇌-장 축(brain–gut axis)’에 주목하여 장내 환경 개선을 통한 정서안정 치료도 함께 시도하고 있다. 장 기능이 자율신경계와 면역계에 영향을 주어 우울감, 불안, 통증 민감성 등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들이 늘어나면서, 장내 미생물 균형과 정신 건강을 연결 짓는 통합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름철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의 신경과, 정신과 질환은 더위에 의한 단순한 기분저하 증상으로 치부될 수 있으나, 자율신경기능 이상 등의 신체 증상이 동반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경우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에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한 통합 치료를 원한다면, 신경정신과 치료와 함께 한의학적 접근을 병행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정서 변화나 신체 증상을 단순히 ‘나약함’으로 여기지 않고, 몸과 마음이 보내는 이상 신호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다.

<창원 휴한의원 이상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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