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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명 참사’ 아리셀 화재 항소심…검찰, 박순관 대표 징역 20년 구형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최대 형량 1심…항소심서도 엄벌 요구
“전조증상 외면한 중대 과실”…안전의무 위반 책임 공방
유족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다음 달 22일 선고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23명의 사망자를 낳은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박순관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며 다시 한번 중형을 요구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최대 형량이 선고된 사건인 만큼 항소심 판단에도 관심이 쏠린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신현일 고법판사) 심리로 이날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파기해 원심 구형과 같은 형을 선고해달라”며 박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앞서 1심은 지난해 9월 박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은 사고 이전부터 다수의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한 점을 강조했다. 검사는 “증거에 따르면 사고를 예견할 수 있는 전조증상이 있었음에도 피고인들이 이를 외면했다”며 “근로자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다면 이러한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재해에 대한 처벌은 엄중하게 이뤄져야 사회적 경각심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근 대전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산업현장 안전관리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했다. 반복되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책임 규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날 검찰은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과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또한 임직원 등 6명에 대해서도 징역 3년, 금고 1년 6월에서 3년, 벌금 1000만원 등을 각각 구형했다.

 

반면 변호인 측은 안전관리 책임의 주체를 둘러싸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실질적인 안전의무 이행 권한은 박순관 대표가 아닌 박중언 본부장에게 있었다”며 “회사 역시 전문기관에 안전·보건·소방 업무를 위탁했고, 사고 이전까지 별도의 위반 지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은 최후진술에서 고개를 숙였다. 박 대표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더 낮은 자세로 살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 역시 “더 신중하고 안전에 신경 썼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죄책감 속에 살고 있다”고 밝혔다.

 

법정에 출석한 유족들은 엄벌을 촉구했다. 가족을 잃은 한 유족은 “피해자들은 결코 싸구려 인력이 아니라 목숨보다 소중한 존재였다”며 “조금이라도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린다면 최고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한 대형 산업재해다. 검찰은 회사가 방화구획 벽체를 임의로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변경했으며, 일부 출입구에 잠금장치를 설치해 피해를 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오는 4월 22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이번 판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범위와 기업 경영진의 책임 수준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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