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한미약품 내부 갈등이 1년 만에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갈등은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과 대주주간 불협 화음인데다 주총을 목전에 두고 촉발됐다는 점에서 제약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향해 부당한 경영 간섭과 회사 명예 훼손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오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주주와 전문경영인간 갈등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면서 한미약품그룹 내부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박 대표는 4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된 녹취록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며 “녹취가 있던 당시 제 연임을 부탁하기 위해 대주주를 만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약 40분 동안 진행된 대화에서 저는 부당한 경영 간섭의 이유를 묻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한미 구성원 전체를 비리나 일삼는 조직으로 취급하는 발언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된다. 모욕감을 느낀다’는 점을 분명히 전달했다”며 해당 대화의 맥락 속에서 연임 관련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자신의 연임 여부와 관계없이 회사의 명예를 지키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하든 하지 못하든 개의치 않는다”며 “다만 한미를 매도하는 대주주에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주주의 경영 개입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표는 “대주주가 자신을 대통령에 비유하며 ‘대통령이 국무총리하고만 일하느냐’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 기존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갈등 사례도 언급했다. 박 대표는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원료를 미검증 중국산 원료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원료를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으로 바꾸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비판하며 의약품 품질과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사내 성비위 사건 대응 과정에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회사의 공식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해자에게 조사 계획이 전달된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대주주 측 개입 가능성을 지적했다. 박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가치와 창업 정신을 지켜달라고도 호소했다. 그는 “한미 구성원이라면 회사를 지금까지 지탱해 온 ‘임성기 정신’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침묵하지 말아달라”며 조직의 결속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의 내부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신동국 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45%를 장외 매수하며 자신과 한양정밀의 지분율을 29.83%까지 확대했다. 이는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배우자인 송영숙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 63.89%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박 대표의 임기는 오는 29일 만료되며 연임 여부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앞서 창업주 가족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바 있어 이번 갈등 역시 향후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