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로 AI 시대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책 ‘슈퍼 모멘텀(Super Momentum)’이 26일 출간됐다. 이 책은 ‘만년 2위’라는 평가를 받던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까지의 기술 개발사와 경영 의사결정을 입체적으로 복원한 기록물이다.
도서는 HBM 개발 20여 년의 여정을 TSV(수직관통전극) 초기 연구부터 HBM4에 이르기까지 연대기적으로 정리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박성욱 전 부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과 초기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의 실명 인터뷰를 통해 선행 투자와 조직 의사결정의 맥락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The Bet’에서 하이닉스 인수 이후 기술 중심 전략 전환과 위기 속에서도 투자를 지속한 배경을 조명한다. 2부 ‘The Build’는 TSV 연구, AMD와의 초기 협력, 실패를 딛고 재설계된 HBM2 젠2, AI 시대를 연 HBM3·HBM3E까지의 기술적 도전을 다룬다. 3부 ‘The Pivot’에서는 HBM을 통해 커머디티 메모리에서 AI 생태계의 핵심 솔루션으로 위상이 전환된 이후의 고민과 향후 방향을 제시한다.
책 말미에는 최 회장의 육성 인터뷰 ‘최태원 노트’가 수록됐다. 최 회장은 “HBM 스토리의 핵심은 AI”라며 하이닉스의 HBM 성공에 대해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고 설명한다. ‘기술 1등’을 위한 차별화로 서버용 D램에 집중했고, 주요 타깃 고객 중 일부가 AI로 급전환되면서 시장을 누구보다 빨리 포착했다.
AI 시대까지 내다보지는 못했지만 이미 하이닉스는 AI의 설루션이 된 고대역폭을 구현할 칩, HBM을 처음 양산까지 했던 유일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준비됐고, 쉽게 시그널을 알아챌 수 있었고, 타이밍을 잡았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AI 반도체가 만든 임팩트는 서곡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길목에 서 있었다”며 서버용 D램 집중 전략과 AI 전환의 타이밍을 포착한 경험을 설명하고, 엔비디아·TSMC·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AI 삼각동맹’ 구상도 언급했다. 반도체 업계의 ‘따거(형팀)’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에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조언을 듣는 에피소드도 등장한다. 6세대 HBM4가 시장에 본격 참전하는 2026년,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1조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전년대비 30% 가까운 성장률이다. 2030년 700조 원. 2025년 8월 저자들과 만나 최 회장이 전망한 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다. 이후 반년 사이 하이닉스의 시총은 그 목표치에 부쩍 가까워졌다. 최 회장은 이제 막 시작된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시총 1000조, 2000조 원이라는 크기로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반도체 산업의 동력은 이같은 열망과 포부, 더 큰 꿈이다.
SK하이닉스가 HBM으로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가 된 과정은 ‘운’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기술에 대한 집념, 원팀으로 일하는 조직 DNA, 결정의 리더십이 만든 슈퍼 모멘텀이다. AI 패권 경쟁의 시작점에서 언더독이었던 하이닉스의 HBM 스토리는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한국, 나아가 세계 기업이 돌파력을 갖는 데 힌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