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2026년은 병오년(丙午年)으로 ‘붉은 말(馬)’의 해다. 새해를 앞두고 국내 재계에서 말띠 경영자들의 존재감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주식평가액 100억원을 넘는 말띠 주주는 80명을 웃돌았고, 매출 1000대 기업 대표이사급 CEO 중에서도 말띠 출생자가 1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띠 특유의 추진력과 결단력이 재계 전반에서 두드러진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결과는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주요 말띠 주식부자 및 주요 CEO 현황 조사’에서 도출됐다. 조사는 금융감독원 공시 자료를 토대로 1930·1942·1954·1966·1978·1990년생 말띠 출생자중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와 오너 경영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이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산정됐다. 1000대 기업 대표이사 현황은 반기보고서를 기준으로 했다.
조사 결과, 주식평가액 100억 원을 넘긴 말띠 주주는 총 85명으로 집계됐다. 출생연도별로는 1966년생이 34명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1954년생 30명(35.3%), 1978년생 16명(18.8%), 1942년생 3명(3.5%) 순이었으며, 1990년생도 2명 포함됐다. 1930년생 가운데 100억 원 이상 주식부자는 없었다. 하지만 상장사 SB성보의 윤대섭 명예회장은 현역 임원으로 활동중인 최연장 말띠 경영자로 확인됐다. 윤 명예회장은 서울대 농공학도 출신으로, 누적 기부금이 5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말띠 주식부자 가운데 ‘1조 클럽’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박순재 알테오젠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김범수 창업자의 주식평가액은 6조 원대, 박순재 회장은 4조 원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1954년생인 이용한 원익그룹 회장도 대기업집단 총수로서 말띠 해를 맞는다.
주식평가액 2000억 원을 넘긴 말띠 주식부자는 더블유게임즈, 펩트론, CJ, 금호석유화학, 레이크머티리얼즈, 더본코리아 등 다양한 산업군에 걸쳐 분포했다. 1000억 원대 구간에서도 제조·바이오·소재·소비재 분야의 오너와 전문경영인들이 고르게 포진해 말띠 경영자층의 저변이 넓음을 보여줬다. 500억~1000억 원 사이 주식가치를 보유한 주주도 20명 이상으로 집계되는 등 중견·중소기업 영역에서도 말띠 리더십이 두드러졌다.
한편 주식부자 조사와 별도로 진행된 매출 1000대 상장사 대표이사 분석에서는 전체 1407명 중 말띠 출생자가 99명으로, 전체의 약 7%를 차지했다. 이중 1966년생이 67명으로 압도적 비중을 보였다. 1978년생 15명, 1954년생 13명이 뒤를 이었다. 1942년생과 1954년생에서는 오너 경영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반면, 1966년생에서는 대기업을 이끄는 전문경영인이 다수 포진한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1978년생 대표이사 중에서도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혼재하며 세대교체 흐름을 보여줬다.

세대 스펙트럼도 넓다. 1930년생 윤대섭 명예회장부터 1990년생 이선호 CJ 경영리더, 차인준 인바디 이사까지 60년의 연령 차이를 보이는 말띠 경영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활약하고 있다.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속한 최연소 말띠 주주 역시 1990년생으로 조사되는 등 말띠 리더십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말의 기질을 지닌 인재는 결단력과 실행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 강한 리더십과 성취욕이 뛰어나다”며 “2026년 말의 해를 맞는 경영자들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