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타임즈뉴스 = 허성미 기자]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을 대상으로 한 채권단 자율협의회가 열리면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관에서 롯데케미칼 채권단 자율협의회가 처음으로 소집됐고, 뒤이어 HD현대케미칼 협의회도 마련됐다.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우리은행 등 5대 은행이 모두 채권단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사안의 중대성이 드러난다. 채권단 협의회 소집은 석화업계 구조조정 국면에서 사실상 첫 사례다. 핵심 쟁점은 ▲기업이 제시한 자구책 수용 여부 ▲금융지원 규모와 방식 ▲NCC(나프타분해설비) 통폐합 추진력 확보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은 충남 대산 NCC 통폐합 과정에서 각각 4천억 원씩 총 8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안을 자구책으로 제시했다. 또 스페셜티(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한 신규 자금 지원, 영구채 발행 등의 금융지원 패키지도 채권단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논의된 안건에는 ▲양사 합병 동의 ▲사업재편 종료 시까지 만기연장 ▲고용 안정 및 스페셜티 투자 타당성 검토 등이 포함됐다. 구체적인 신규 자금 규모는 언급되지 않았으며, 이는 예정된 회계·현장 실사 이후 결정될 전망이다.
협의회는 15일께 서면 결의를 통해 실사 착수를 공식화할 예정이며, 실사 결과를 토대로 사업재편 타당성과 자구계획을 검토하고 채권단의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최종 결론은 이르면 내년 2월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구안 수준이 채권단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추가적인 자구노력 요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신규 자금 규모는 실사 이후에 파악될 것”이라며 “오늘 회의는 큰 이견 없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실사 결과가 나온 뒤 논의될 사안”이라며 “초기 단계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NCC 통폐합과 스페셜티 전환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본격적인 구조혁신의 서막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업황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1호 케이스’를 업계 전반의 체질 개선 모델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