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며 K-방산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3일 HD현대중공업은 울산 본사에서 페루 국영 조선소 SIMA와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LOI 체결은 지난해 11월 페루 APEC 정상회의에서 양사 간 체결된 양해각서(MOU)와 올해 4월 SITDEF(국제방산·재난대응 기술전시회)에서 맺은 합의각서(MOA)의 후속 조치다. LOI 체결은 페루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을 위한 공동개발 및 건조 계약 조건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LOI에 따라 양사는 앞으로 ▲페루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및 생산 협력방안 ▲기술이전 및 산업 협력 범위 등 세부 사항을 협의하며 단계적으로 설계와 건조 계약, 실질적인 건조 착수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올해 공동개발 계약을 목표로 페루 해군 및 SIMA 핵심 기술진과 함께 울산 야드에서 공동개발 작업을 수행한다.

페루 해군 요구조건에 최적화된 신형 잠수함의 기본 및 상세 설계를 완료한 후, 방위사업청과 외교부, 국방부 등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간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SIMA 조선소와 다목적 호위함, 초계함, 상륙지원함 등 4척의 함정을 공동 건조하며 기술이전과 현지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해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루이스 실바 SIMA 사장은 “이번 잠수함 공동개발 LOI는 남미 해군 최초의 본격적인 잠수함 공동개발 프로젝트”라며 “페루뿐 아니라 남미 지역 조선·방산 기술 자립을 촉진하고, HD현대중공업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 사장은 “페루 수상함 4척 공동 건조를 통해 양국 산업 협력이 진전된 가운데, 이번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은 HD현대중공업의 축적된 설계·건조 기술로 페루 해군 전력을 한 단계 강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사업 참여로 HD현대중공업은 K-방산의 남미 시장 진출 가능성을 넓히는 중요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HD현대중공업 주원호 사장과 방위사업청 방극철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을 비롯해 페루 대표단으로 방한한 테레사 메라 무역관광부 장관, 브라보 데 루에다 해군사령관, 폴 두클로스 주한 페루 대사, 루이스 실바 SIMA 조선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