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철에는 실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진다. 에어컨 아래 누워 유튜브를 보거나, SNS를 확인하고 게임을 하며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일이 흔하다. 문제는 이런 습관이 생각보다 빠르게 목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고개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오래 바라보는 자세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목디스크는 경추, 즉 목뼈 사이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스마트폰 사용 시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고개를 숙이는 습관이 경추에 지속적인 하중을 가하면서, 디스크가 탈출하고 신경을 누르게 되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C자 곡선을 유지해야 할 경추가 점점 일자목, 거북목 형태로 변형되고, 이로 인해 목디스크로 이어지게 된다.
목디스크의 증상은 단순한 목 통증을 넘는다. 어깨나 팔, 손에 이르기까지 저릿한 통증이 퍼지며, 한쪽 등이 뻐근하고 팔의 감각이 무뎌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심해질 경우 손에 힘이 빠지고, 두통, 어지럼증, 눈의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대다수는 목디스크를 수술이 필요한 질환으로 오해하지만, 조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면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방법이 ‘신경차단술’이다.
신경차단술은 통증 유발 부위에 직접 약물을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신경의 자극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C-ARM이라 불리는 영상 장비를 활용해 병변을 실시간으로 보면서 시술하므로 정확도가 높고, 불필요한 절개 없이 국소마취만으로 진행돼 회복도 빠르다.
무엇보다 이 시술은 출혈이 거의 없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수술이 부담스러운 만성질환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시술 후 당일 퇴원도 가능해 일상으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점에서 많은 환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단, 시술 후에는 주사 부위의 일시적인 불편감이나 통증이 있을 수 있어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목디스크는 사소한 습관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스마트폰 사용 시 고개를 너무 숙이지 않도록 의식하고, 눈높이에 맞춰 화면을 보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30분 이상 같은 자세를 유지했다면 잠깐이라도 목을 돌리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가까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방치하면 치료 시기를 놓쳐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처럼 실내 활동이 많은 시기에는 자세와 습관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연신내 연세메트로통증의학과 최종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