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타임즈뉴스 = 최남주 기자] SK텔레콤이 해킹 사태로 중단했던 영업이 50여일만에 재개했다. SK텔레콤은 영업 재개 첫날 번호이동 시장에서 모처럼 가입자 순증세를 기록했다. 대규모 이탈 이후 처음 나타난 반등 조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번 SK텔레콤 영업 재개를 신호탄삼아 통신업계 치열한 보조금 판촉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영업을 재개한 24일 하루 동안 번호이동 가입자가 총 257명 순증하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이는 지난 4월 말 유심 기반 해킹 사고가 외부에 알려진 이후 첫 번째 순증 사례다.
이날 SK텔레콤은 KT로부터 2626명, LG유플러스로부터 2821명을 유치해 총 5447명의 번호이동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6명, 121명 순감하며 SKT에 고객을 뺏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업계는 이번 순증이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보조금 정책 덕분이라고 분석한다.
SK텔레콤은 일부 유통 채널에 대해 최대 110만원까지 판매장려금을 상향하고, 아이폰16·갤럭시S25 시리즈 등 주요 플래그십 단말기에 대한 번호이동 보조금을 기기변경보다 20만~30만원가량 높게 책정했다. 특히 온라인 특화 채널에서는 갤럭시S25에 대해 최대 93만원의 장려금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공을 들였다.
또한 SK텔레콤은 영업 중단 기간 동안 '선예약제'를 통해 고객과 미리 계약을 체결하고, 영업 재개일에 맞춰 순차적으로 개통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개 첫날부터 개통 물량이 집중되며 눈에 띄는 실적을 기록하게 됐다.
하지만 반등 신호에도 불구하고, 해킹 사고 여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4월 26일부터 6월 23일까지 약 두 달간 SK텔레콤 및 그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중 81만6000명이 타 통신사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61만9000명은 KT나 LG유플러스, 또는 이들 계열 알뜰폰으로 이동했으며, SKT 알뜰폰 이용자 19만7000명도 경쟁사로 옮겨갔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 재개를 계기로 번호이동 순증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지만, 근본적인 고객 신뢰 회복 없이는 장기적인 가입자 회복은 어렵다”며 “보안 강화와 함께 투명한 소통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이 50여일만에 영업을 재개하면서 통신업체간 보조금 경쟁이 불붙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SK텔레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대응해 장려금 경쟁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25일 오전 기준 LG유플러스는 갤럭시S25에 최대 73만원, 아이폰16에는 67만원의 장려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는 각각 60만원, 58만원을, SK텔레콤은 두 모델 모두 5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에서는 오는 7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폐지되면 본격적인 영업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