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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어린이 틱장애 치료, 아이의 감정 신호 읽기

유아 시기부터 초등학생 시기까지의 기간은 신체적 성장뿐 아니라 뇌와 신경계가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다. 소아 어린이 시기에는 감정 조절 체계나 인지 기능이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작은 외부 자극이나 정서적 긴장에도 쉽게 반응하고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민감하거나 예민한 기질을 가진 아이는 평소와 다르게 반복적인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많은 부모가 이를 단순한 버릇이나 관심 끌기라고 생각하고 지나치기 쉬우나, 이는 아이의 신경계가 보내는 중요한 신호일 수 있다. 틱장애, 불안장애, 강박증, ADHD는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대표적인 소아정신과 문제이며 조기 인식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틱장애는 자신도 모르게 근육을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증상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눈깜빡임 및 얼굴을 찡그리고, 고개 혹은 어깨를 자주 움직인다면 이는 근육틱, 즉 운동틱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얼굴 부위에서 시작해 어깨, 팔, 다리로 확산되기도 한다. 반면, ‘킁킁’, ‘음음’, ‘으윽’ 같은 의미 없는 소리를 자꾸 내거나 기침, 동물 울음소리 등을 반복한다면 이는 음성틱이라 한다. 음성틱은 대체로 운동틱보다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틱 증상은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아이도 있다. 다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로가 누적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고, 꾸중을 들은 후나 불안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증가하기도 한다. 흥분 상태에 있는 놀이 시간이나 게임을 할 때처럼 뇌가 활성화될 때도 일시적인 증상 악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피로하거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 나타나는 틱 증상은 비염, 결막염, 인후염 등과 혼동되기 쉽다.

 

틱장애는 대개 18세 이전, 소아 어린이 시기에 발현되며, 증상이 나타났다 반복되기도 하며, 일정 기간 없어졌다가 다시 재발하기도 한다. 증상의 지속 기간에 따라 분류가 나뉘는데, 1년 미만으로 지속되면 일과성 틱장애, 1년 이상 운동틱 또는 음성틱 중 하나가 계속되면 만성 틱장애로 진단한다. 운동틱과 음성틱이 모두 1년 이상 함께 나타날 경우에는 뚜렛증후군 혹은 뚜렛장애 증상으로 구분한다.

 

이러한 틱 증상은 단순한 습관이나 심리적 반응이 아니라 뇌 신경계의 조절 능력 이상으로 이해한다. 특히 대뇌피질에서 시작해 선조체, 시상 등을 거치는 운동 조절 경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고 본다. 운동을 억제하고 조정하는 기저핵 이상, 자율신경계 불균형도 작용하며, 아직 성숙하지 않은 신경회로가 불필요한 운동 반응을 걸러내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알려진다. 또한 주의력과 충동 조절에 관여하는 전두엽 기능이 미숙한 경우, 틱뿐 아니라 ADHD 및 강박적 행동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틱장애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나 강박증 증상과 함께 발병하는 경우가 있으며, 상호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질환들은 모두 신경 발달 및 자기조절 기능의 이상과 관련이 있으며, 특히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이 공통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ADHD는 주의 집중의 어려움, 과도한 활동성, 충동적인 행동이 핵심 증상으로 나타나며, 아이의 학습 능력이나 사회적 기능, 정서적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산만하고 참을성이 부족하며, 한 자리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행동 특성이 두드러지며, 이로 인해 일상에서의 조직적인 활동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틱 증상이 관찰된다면 단순히 자라면서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기보다는, 조기에 평가받고 적절한 개입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 신경 기능은 성장 시기마다 민감하게 변화하므로 치료 시기를 놓치면 청소년 시기 혹은 성인 시기까지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강박장애, 불안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과 문제로 악화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틱장애 치료는 단순히 증상 억제를 넘어 아이의 전반적인 신경 발달과 정서 안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틱장애 치료는 아이의 기질과 발달 수준에 따라 개별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단기적인 억제가 아닌 장기적인 뇌 기능 회복과 자율신경계 안정화를 목표로 한다. 가정에서는 아이가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틱 증상을 보이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않도록, 가정과 사회 전체에서 이해와 수용의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청주 휴한의원 김지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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