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아랫배가 쑤시고 통증이 발생하면 '맹장염'을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부르는 맹장염은 질환의 정확한 명칭이 아니다. 이 질환은 '충수염'이라고 하는데, 소장이 대장과 만나는 근처에 손가락 두 마디 정도 길이로 튀어나온 기관인 충수에서 발생한 염증을 일컫는다. 

충수염은 국내에서 매우 흔한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매년 약 10만 명이 치료를 받을 만큼 흔하지만, 갑자기 발생한 증상 때문에 충수염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초기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충수염은 정확히 어떤 기관에서 발생한 질환이고 원인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충수는 소장이 대장과 합류하는 부위 근처에 자리하는데, 대장의 시작 부위인 맹장과 연결된 약 6cm의 돌출된 기관이다.

충수는 맹장에 매달려 있다고 해서 충수라고 불리며, 유익한 박테리아들을 가득 담아 장의 움직임을 살피는 역할을 한다. 콜레라나 이질 같은 위험한 병원균이 몸을 휩쓸어 장이 초토화되면, 여기에 숨어 있던 유익균들을 대장으로 보내 회복을 돕는다.

다만 이러한 충수는 내부의 폐색에 의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주로 충수 임파 조직의 과증식, 성인의 경우 작고 단단한 대변 찌꺼기인 충수돌 또는 종양에 의해 관이 막혀서 염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수염은 발병 이후 빠르게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악화되면 충수의 괴사 및 천공으로 진행될 수 있고, 혹은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까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역질, 구토에서 시작하여 명치 부위와 상복부 통증, 이후 우하복부 통증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충수염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병원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만약 급성 충수염이라면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다.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을 이용하며, 흉터를 최소화하여 충수를 절제하는 방식의 치료가 이뤄진다.

충수염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 이에 평소 자신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잘 살피는 것이 최선이다. 특히 충수염이 발생하였을 때 조기 치료를 하면 수술 후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에스메디센터 서형민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