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고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신체는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 활동량 감소와 함께 햇볕 노출이 줄어들면 체온 유지 능력과 면역 기능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이 시기에는 감기나 독감뿐 아니라 대상포진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의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
대상포진은 과거 수두를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다.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뒤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는 시점을 틈타 다시 활성화된다. 특히 겨울철처럼 체력 소모가 크고 면역 방어력이 저하되는 환경에서는 발병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초기 대상포진은 일반적인 감기나 몸살과 구분하기 어렵다. 미열이나 오한, 전신 피로감, 근육통, 소화 불량과 같은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면 특정 부위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고, 이어서 피부 발진과 물집이 한쪽 신체를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상포진 통증은 단순한 피부 통증에 그치지 않는다. 신경을 따라 발생하는 통증이기 때문에 화끈거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 예리하게 찌르는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옷이 스치기만 해도 통증을 느끼거나 수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특히 얼굴이나 눈 주변, 귀 주변에 발생할 경우 합병증 위험도 커진다.
가장 주의해야 할 합병증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이는 피부 병변이 사라진 이후에도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고령자일수록, 초기 통증이 심했을수록, 치료 시작이 늦었을수록 신경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신경통은 일상생활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대상포진이 의심될 경우 증상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회복과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통증 강도를 줄일 수 있다. 이미 통증이 심하거나 신경통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통증 조절을 위한 추가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면역력을 유지하는 생활습관이 기본이 된다.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무리하지 않는 운동을 통해 체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50세 이상이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라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예방접종은 발병 자체를 줄이는 것은 물론, 발병하더라도 증상과 신경통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건강 관리는 단순한 감기 예방을 넘어, 대상포진과 같은 질환까지 함께 대비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종로 기찬통증의학과 박재홍 원장>















